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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활동과 의도적인 운동을 구분하는 것

체육활동에 대한 생각

by 영인

건강의 뇌과학이라는 책을 읽었다.

평소 체육교육에 관심이 많고, 운동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니 뇌과학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물론 그 공부의 깊이가 깊지는 않다. 그래도 호기심은 엄청나다.


신체활동과 의도적인 운동을 구분하라는 내용을 보았다.

우리가 그냥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그저 침대 밖으로 나오는 것도 신체활동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맞다. 누구도 침대 밖으로 몸을 이끌고 나오는 것을 ‘운동’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운동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한번 떠올려 보았다.

꽤 괜찮은 브랜드의 스포츠웨어를 입고, 햇살 좋은 날에 에어팟을 끼고 달리는 모습이 떠올랐다.

땀을 닦으며 음료를 마시는 여는 광고 속의 한 장면 말이다.


아무튼 책의 요지는 바로 이 점이다. 건강한 뇌를 위해서는 의도적인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한 신체활동으로는 뇌에 충분한 자극을 줄 수 없다고 한다.

느낀 점은 2가지이다. 의도적인+운동 두 가지의 축이 필요하다.


우선 의도적이어야 한다.

위에서 제시했던 침대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그냥 의도가 없는 신체활동은 안된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괜찮은 브랜드의 스포츠웨어를 입고 인증샷을 찍기 위해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다음은 운동이다.

걷는 것과 달리는 것은 다르다. 그냥 걷는 것은 의도 없음에도 포함이 되는 것 같다.

땀을 흘려야 한다. 심박수가 올라가야 하고, 혈액이 빠르게 돌아야 한다. 호흡이 가빠야 한다.


언젠가 체육 연구학교의 수업 공개에 참여한 적이 있다.

학교의 교육과정을 잘 운영하면서 체육교과에 중점을 두고 운영을 하는 학교이다.

다른 교과의 수업 시수를 줄이거나 체육교과의 시수만 집중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

연구학교의 운영 중점은 ‘모든 교과에 체육활동을 섞는 것’이었다.

내가 참관했던 수업은 국어수업. 국어수업에 체육을 어떻게 융합하지?


해당 수업에서 학생들은 질문을 만들고 답하는 활동을 했다.

국어교과에 필요한 핵심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이때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공을 주고받는 것이었다.

공을 던지며 질문하고, 공을 받으면 대답한다.


방법적으로는 좋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운동인지 염려가 되었다.

체육 연구학교니까 체육교과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이것은 그냥 국어활동에 억지로 신체활동을 넣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체육에 전문화된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예전 어느 프로그램에서 외국의 수학수업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십진법의 개념을 익히기 위해 자릿수 별로 다른 조끼를 입고, 강당에서 수업이 진행되었다.

술래가 정해지고, 술래는 친구들을 잡는다.


일의 자리 수 조끼를 입은 친구들/ 십의 자리 조끼를 입은 친구 /. 백의 자리 조끼를 입은 친구


각 조끼의 숫자를 세고, 이를 수로 표시한다.


이 수업은 진짜 체육이 접목된 수업이다. 학생들은 땀을 흘리며 운동한다. 의도적으로 술래잡기에 참여해서 신체를 움직인다. 이렇게 공부하면 진짜 기억에도 잘 남을 것 같다.


학교에서도, 특히 초등학교에서 체육교과에 대한 바른 생각이 잘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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