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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체육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자습을 선호할까

심신이원론 (feat. 데카르트)

by 영인

학창 시절. 그래도 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었고, 성적도 잘 나오던 편에 속하던 학생이었습니다.

도전적인 대학을 목표로 정하고, 나름의 방법으로 시간을 투여하며 계획대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고3 시절. 이제 수능을 앞둔 비장한 대한민국 고3이 되었습니다.


“오늘 체육시간은 자습이다.”

저는 평소 운동을 즐겼고, 친구들과 축구하는 것을 좋아했던 학생이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했기에 축구실력도 꽤 준수한 편이라고 자평합니다 :)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지나면서 가장 좋아했던 과목은 체육입니다. 그저 친구들과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고3이 되고,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저를 엄습했습니다.

체육시간에 자습을 한다는 이야기가 반갑게 들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교사가 되었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체육을 가르칩니다.

단연 초등학교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교과는 체육입니다. 즐겁게 활동하는 것이 저도 즐겁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면

대답은 무조건 “YES!”일 것입니다.


“학교교육에서 체육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100명에게 물으면 100명 모두에게 ‘그렇다’라는 답변을 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런데 질문을 조금만 바꾸면 어떨까요?


“고3 수험생에게 수학공부 시간 대신 운동할 수 있는 체육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은 어떠신가요? ”


“운동을 스스로 챙겨야지. “

“고3이 무슨 운동이야.”

“일단 수능을 잘 치고 대학 입학하고 좋아하는 운동을 해도 충분하지.”


등과 같이 대답이 사뭇 달라질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체육을 등한시하게 되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한 가지 이유는 심신이원론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마음과 신체가 분리되어 있다는 생각이 체육을 우리의 마음에서 잠시 멀어지게 한 것 같습니다.

운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는 것(신체적인 것)과 수능을 위해 공부하는 정신적인 것을 따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데카르트의 가장 명대사가 있지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

신체와 정신을 따로 두고 생각하는 표현입니다. 신체가 없더라도, 생각하는 나 자신은 존재한다고 이야기하는 이 표현이 지금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신체와 정신은 따로 떨어진 것이고 각각 그 발달을 위한 노력은 다르다는 것이지요.

다양한 연구결과가 운동을 하며 공부할 때 그 효과가 좋다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는 운동할 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관성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생각이 바뀌어야 체육교육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몸과 마음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신체랑 정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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