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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영석 Nov 17. 2019

문학이라는 빛

비추기 위해 빛나는 등불처럼

얼마 전에 친한 동생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들을 말해주었다. 

그 친구는 외국인 친구인데 예전에 책을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다 검색해서 번역하고 외웠는데 이제는 아무래도 모르는 단어들이 줄어든 것도 그렇고 책을 느낌으로 읽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내가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글이 완전히 다른 의미를 담고 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번역이 안된 그 단어 하나 때문에 내가 큰 착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어쩌면 그런 이유로 우리는 사랑에 빠지게 되고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용서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화를 나누며 우리는 모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느낌으로 읽는 것 같다 라는 것은 책뿐만이 아니라 우리 삶 전체에 걸쳐져 있는 느낌이지 않을까. 아무리 잘 쓴 글도 그때의 느낌을 완벽히 담아내는 건 불가능하다. 아무리 잘 말하고 잘 쓰고 읽어내려 해도 그 순간의 감정과 느낌 그리고 마음을 완전히 표현하고 이해하는 것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이 부단히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은 비단 글을 쓰고 읽는 것만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서 아마도 우리의 삶 전체에 걸쳐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글이 그리고 책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런 보편적인 것들을 우리 스스로에게 알려주기 위함이지 않을까. 


우리가 바라보는 달이 사실 반사된 태양의 빛인 것처럼 그러므로 문학은 그 자체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빛나야 할 것들을 비춰주는 것이다. 등불이 빛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비추기 위한 것처럼. 


삶은 비추는 동시에 빛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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