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졸업하다

선물 없는 어린이날을 보내며

by 무엇이든 씁니다

딸이 어린이날을 졸업했다. 더 이상 받을 게 없다고, 더 정확히 말하면 어떤 선물을 받을지 고민하는 게 더 고민이라며 어린이날 선물 받기를 스스로 졸업하시었다.


이게 웬 떡인가? 일단 돈이 굳었다. 그래 봤자, 몇만 원이었겠지만 그게 어디냐! 사실 돈보다도 선물 고르고, 선물 사는 걸 무척 어려워하고 세상 귀찮아하는 나에게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어린이날 어른이가 선물을 받았구나. 이런 효녀를 보았나!


마지막 어린이날의 산책


더 이상 선물 받을 게 없다는 건 무슨 말일까? 현재 시점 뭔가 소비 행위로 해결할 욕구가 없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삶에 대체로 만족하는 거라고 내 마음대로 해석해도 될까? 어린이날 선물 수수를 스스로 졸업하신 멋진 딸이지만 그런 멋진 해석에 동의해주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뭔가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면 굉장히 거부감을 드러내는 딸이다. 괜히 물어봤다가 긁어 부스럼 될까 봐 따져 묻지 않았다. 특별한 소비나 특별한 이벤트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마지막 어린이날이라니! 선물만 안 받는 것이 아니라 이제 어린이도 졸업하는 것만 같아서 뭔가 허전하지만, 오늘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오늘을 즐기련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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