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이 산다
ㅇㅇ아, 넌 행복하니?
네, 행복해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니? 좀 알려줄 수 있어?
음, 그네를 타보세요! 그네를 타면 행복해질 수도 있어요!
만나면 늘 ‘행복하니?’라고 묻는 친구가 있다. 이 질문은 애어른을 불문하고 나가는 공통 질문이다. 딸이 여덟 살 쯤인가 놀러 와서 딸에게 물었을 때 그네를 타보라고 했었고, 2학년 때는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보라고 해서 나도 매달려 봤다. 토할 뻔 했다. 친구는 이번에도 같은 질문을 했다.
ㅇㅇ아, 넌 행복하니?
네, 행복해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니?
음, 늘 행복해서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늘 행복하다니! 자신의 행복에 대해 저렇게 단언할 수 있다니!
네가 말해주지 않는다면 내가 분해해보겠다는 듯이 친구는 딸에게 일상을 얘기해달라고 했다. 코로나 이후 집과 학교를 오가는 어찌 보면 단조롭기 짝이 없는 일상이다.
가장 많이 나온 말은 ‘빈둥빈둥’이었고, 뜻밖의
이야기는 선생님한테 혼나서 억울해서 속상해서 울먹인 것과 애들과 투닥거린 이야기였다. 선생님한테 혼난 이야기는 나도 처음 듣는 얘기였다. 특별한 일 없어도, 애들과 다투고 선생님한테도 혼나도 행복한 거구나, 그런 것들이 너의 행복, 너의 단단한 주체를 뒤흔들지 않는구나. 난 sometimes happy, sometimes sad 인데, 넌 always happy구나. 보호자로서는 안심되었고, 동료 인간으로서는 너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