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이는 곳을 향해 몸을 던진다는 것은

내 몸을 믿어보는 것

by 요가여니
P20210305_105349718_9880B4D2-4BFC-461E-80DC-C27F6EC3081F.JPG



오늘 요가의 피크포즈는 살라바사나, 메뚜기 자세였다. 가장 어려운 메뚜기 자세를 하기 전에 조금은 힘을 받아 할 수 있는 간다 베룬다아사나를 접근했다.

간다 베룬다아사나, 핀챠 마유라사나, 카포타사나, 혹은 머리서기 같은 동작들은 내가 생각하는 기준보다 더 넘어서는 수준으로 내 몸을 던지고 구겨야 한다. 뒤로 굴러 떨어질까봐, 넘어질까봐, 허리가 끊어질까봐, 내 한계를 모르고 몸을 던졌다가 다치고 말까봐, "해 보자"라는 생각보다는 "할 수 있을까", "꼭 시도해봐야 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은, 이 자세들 대부분이 내 몸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어떤 형태로 가고 있는지 내 눈으로 볼 수 없으므로 더 두렵다. 그 두려움에 항상 그 전 문턱에서 멈추고 만다. 내 기량의 80%만 써버리고 만다.

오늘 선생님께서는, 우리 몸은 전분같다고 했다. 물에 탄 전분을 힘 있게 치면 탄탄한데, 느리게 손가락을 집어넣으면 부드럽게 들어가는 것처럼, 우리가 강한 동작을 할 때 몸이 그것을 알아차려 근육의 성분이 단단해지면서 우릴 잡아주고, 또 이완할 때는 부드럽게 늘어난다고 했다. 그러니 동작을 하다가 몸이 어떻게 될까봐 주저주저하는 순간이 있다면, 몸을 믿어봐도 좋다고 했다.


예전에 간다 베룬다아사나를 혼자 성공하고 싶어서 집에서 연습할 때 벽을 마주보고 연습한 적이 있다. 허공에서 발을 찬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었지만, 벽이 있다고 생각하니 평소보다 더 과감하게 다리를 차 올릴 수 있었다. 나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로 다리는 뒤로 넘어갔고, 벽에 살짝 닿았는데, 그 때 잠시 나 혼자서 턱과 가슴과 팔을 지탱하면서 다리를 허공에 들어올리고 버틸 수가 있었다. 이 정도면 됐겠지, 하는 수준보다 한 발짝 더 과감하게 가야했으며, 앞에 벽이 있다는 생각에 나도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볼 수 없는 곳으로 몸을 던진다는 것은 참 두려운 일이다. 짜릿한 성공을 맛 볼 수도 있지만, 바닥으로 쿵 떨어져 부상을 입을 수도, 또 좌절을 맛 볼 수도 있다. 최근의 나는, 결과를 알 수 없는, 그리고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고 그 끝에 찬란한 빛이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놓인다. 두렵다. 걱정되고 불안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몸을 던졌을 때 전분처럼 때로는 단단하게 때로는 유연하게 나를 보호해주는 내 몸처럼, 나도 무엇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 어떤 것을 믿고 위험을 감수하고 나를 던져본다면, 내가 경험하지 못 한 뜻밖의 선물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처음 머리서기를 할 때 다리를 바닥에서 들어올렸던 것처럼, 앞으로 조금씩 두려움을 극복하는 연습을 해 나가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몸의 균형 맞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