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별로 선호하는 상이 다르기에, 지원하기 전 나는 어떤 항공사의 상인가 체크해 보는 것도 내가 항공과를 다니던 시절 중요한 부분이었다.
내가 항공과를 다니던 2학년 1학기 시절.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수업에서 예비 승무원 면접을 본 적이 있다.
이 면접 결과를 시험 성적에 포함시킨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떨렸지만 최선을 다해 임했다.
항공과 특성상 예쁜 아이들도 많았기에, 착하게 생긴 나는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할 것이라 예상을 했다.
면접이 시작됐다.
5명씩 한조가 되어 입장했다.
"또깍 또깍"
6cm 하이힐 소리들이 정적을 깼다.
첫 번째 학생이 말했다.
"차렷. 경례."
구령에 맞춰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면접관님의 질문이 시작됐다.
어떤 대답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는 와중에 미소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긴장이 가득했던 면접이 끝났다.
긴장되던 저녁을 보내고, 다음날 결과가 발표됐다.
25명 정도 되었던 반 친구들 사이.
나와 또 다른 친구가 공동 1등이 되었다.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왜 1등이 됐지?'
라는 궁금증은 면접관님께 받은 피드백을 통해 풀리게 되었다.
"승무원 상이다. 그리고 잘 웃고, 친절한 느낌이 든다."
'승무원 상이다'라는 말. 이 말이 앞으로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그렇게 나는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마쳤다.
그리고 보게 된 항공사 면접.
열심히 준비했었고, 떨렸지만 미소 지으며 면접관님 질문에 대답을 했다.
1. 승무원의 자질
2.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
등을 물어보셨다.
면접 결과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기나긴 일주일이 지나고, 승무원 상이 었던 나는 감사하게도 그렇게 승무원이 되었다.
갓 입사를 하고, 팀의 막내 승무원으로 LA 비행을 갔다. 열심히 고기를 먹고 있는데 옆에 계셨던 사무장님께서나를 보시더니
"OO 씨, 예전에 나랑 팀이었던 탑 언니랑 닮았어."
여기서 탑 언니란 팀에서 팀장님 부팀장님 다음으로 높은 직급을 가진 승무원을 뜻한다.
'갓 입사한 나에게 탑 언니를 닮았다니.'
칭찬이 아닌듯한 사무장님의 칭찬에 멋쩍게 웃어 보였다.
그로부터 몇 주 뒤,놀라운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주에서 하룻밤 자고 오는 레이오버 비행을 가게 됐다. 제주 크루 호텔에 도착하면 회사에서는 제주에서 다음 비행 출발하기 전까지
머무르는 시간에 맞춰 식권을 준다.
제주에 저녁 일찍 도착해서 다음날 오후에 출발일 경우는 석식 쿠폰, 조식 쿠폰, 중식 쿠폰을 준다.
제공받은 식사 쿠폰으로는 제주 크루 호텔 안에 있는 빵집에서 빵으로 교환을 해도 되고, 아니면조식은 룸서비스, 중식은 점심 뷔페, 저녁은 스카이라운지에서 코스 요리를 쿠폰을 사용해서 먹을 수 있었다.
제주 비행이 끝나고,배고픈 상태로 함께 비행 한 선배 언니와 같이 스카이라운지로 향했다. 22살 어린 나이에 스테이크가 포함된 코스요리를 접하게 되다니 행복함이 찾아왔다.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맛있게 먹고 있는 중 잠시 옆 테이블에 눈이 갔다. 그곳엔 다른 편수로 제주로 온 승무원들이 저녁을 먹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의 승무원이 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그녀를 보았다.
익숙한 저 모습.
신기하게도 나와 똑같이 생긴 승무원이 그곳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너무 신기해 식사를 하면서도 힐끔힐끔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를 본 소감은
'정말 있었구나. 승무원 상이라는 거'
라는 생각. 그날의 기억이 너무도 선명해서 12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그렇게 비행을 하는 12년 동안 많은 승무원들을 보았다. 신기하게도 회사에서 좋아하는 승무원의 이미지가 있었다.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승무원들은 화려하게 예쁜 이미지라기 보단 선한 인상에 웃는 모습이 환해 보이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예전에 팀에서 만난 선배랑 꼭 닮은 후배랑 팀이 되기도 했고, 동기랑 닮은 후배랑 비행하기도 했다.
혹시 승무원을 준비하는 분이 계시다면 자신과 비슷한 이미지의 승무원이 해당 항공사에 있는지를 유심히 본다면 도움이 될듯하다.
물론 이미지는 이미지일 뿐이지만, 내가 승무원을 간절히 꿈꾸며 가장 감사했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