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직업은 항공사 승무원입니다.

12년 동안 비행기를 타는 이유.


누군가에게 승무원을 한다고 말하면,
비행하는 긴 시간 동안 남들 비유 맞추며 심부름하느라 너무 힘들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단편적으로 보면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사실상 우리가 승무원으로서 비행기를 타는 가장 큰 이유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이다.
비행기가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사고가 적은 편이라, 승무원이 비행기에 '안전'을 위해 탑승한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적고, 그러기에 '서비스'하는 부분이 부곽 되어 보이는 것은 확실히 있다.


하지만 하네다로 가는 비행기 이륙 전 갑작스러운 엔진 화재를 감지하고, 비행기 정지 후, 3분 47초 안에 비행기에 탄 모든 승객들을 비행기 밖으로 탈출시킨 것을 보아도 승무원들이 안전을 위해 탑승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증빙할 수 있는 사례일 것이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상황(화재, 공중납치, 폭발물 처리, 비상탈출, 비상 착수)을 위해 승무원 입과 과정에서 굵은 사전 두께의 매뉴얼을 공부하,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을 다양한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시뮬레이션을 한다.


비행기의 제조사, 크기에 따라 비상 상황 시 대처해야 하는 것들이 다르기에 각기 다른 항공기 도어에서 샤우팅을 하며 보다 빠르게 승객들을 비행기 밖으로 탈출시킬 수 있도록 탈출 명령문을 외친다.

이런 모든 과정을 종료 후 최종 안전 시험 성적이 90점이 넘지 않으면 승무원로서 안전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입과 교육 중 탈락하게 된다.


승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6단계의 절차를 걸쳐야 한다.

1단계: 서류 전형-2단계: 실무 면접 -3단계: 인성 및 적성 검사-4단계: 임원면접&영어 술 테스트-5단계: 임원 최종 면접-6단계: 체력 검사/ 수영 테스트


어려운 5단계에 관문을 과한 예비 승무원들에게는 '체력검사와 수영 테스트'가 남아있다.


비상 착수를 대비하여 승객들을 구조하고, 탈출시켜야 하기에 25M의 거리를 35초 안에 가야 최종 승무원에 합격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해야만 승무원이 되며, 위에 언급한 안전 훈련과, 서비스 훈련을 모두 통과해야지만 마침내 '승무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 수료식 날 강사님이 오른쪽 가슴 위에 '윙'을 달아주는 그날부터, 하늘로 날아오를 자격이 여된다.

이 힘든 과정을 거치고 승무원 된 후에도 매년,

1년에 하루는 '정기 안전 훈련'을 통해 비상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거친다.
승무원들은 이렇듯 '안전'이 밑바탕 된 후, '서비스' 하는 법을 배운다. 입과 시 교육과정에도 비행 안전에 대해 교육하는 기간이 비행 서비스를 배우는 기간보다 길다.


물론 '서비스'도 중요하다.

현재 우리는 서비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 서비스 산업 분야가 아닌 곳에서도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보편화된 서비스에는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항공 서비스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비행기에 탑승한다.


따라서 현재 고객 만족을 추구했던 과거의 서비스 패러다임에서 더 나아가 고객 감동의 서비스를 지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에서 또한 교육을 마련하여 더 고급화된 서비스를 위해 연구하고 교육을 시킨다.

무형의 서비스를 고급화시키는 법은 어렵지만, 무형의 서비스에 감동받고 행복해하는 승객들의 얼굴을 보면 내가 더 행복해지기에 나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고급화시키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서비스가 최초로 선보여진 곳, 그리고 하늘 위에서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승무원으로서 승객의 안전을 위해 매 비행 비상장비와, 비상탈출 상황을 숙지하며, 서비스가 처음 탄생한 이곳에서 서비스를 고급화시키며, 고객감동의 서비스를 위해 일하고 있다.

단순히 누군가의 단편적인 시각에서는 심부름꾼으로 보일 진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이렇게 말한다.


"저는 승무원으로서
승객의 안전을 위해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그리고 서비스가 처음 시작된 이곳에서 고객 감동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저는 제 직업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나는 늘 생각한다.
내가 승무원으로 일하는 이유에 대해서-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지
늘 나에게 묻곤 한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비행기만 보면 설레인다.


내 직업은 안전과 서비스 어찌 보면 상반된 느낌을 가진 이 두 가지가 함께 어우러져야지만 완성이 된다. 물론 힘든 부분들도 많이 있었지만 12년 동안 경험한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참 매력 있고, 멋진 직업이었다.


사람은 평생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어려운 상황에서 더 어렵게 승무원이 되었을 때 마음속으로 다짐했었다.

'이 회사에 좋은 인재로 성장하겠다.'

라는 초심.

그 초심을 바탕으로 비행을 힘든 일이 찾아오면 울기도 하고, 억울한 상황에서는 노래방에 가서 스트레스도 풀며, 나를 다독거리며 이 시간들을 지나왔다.


늘 생각하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그러기에 나는 '관점'을 바꿨다.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좋은 점을 볼 것인가,
아니며 나쁜 점을 볼 것인가?

똑같은 시간, 똑같은 일을 하며
누군가는 불평불만을
가득하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는 즐기면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많은 고민 끝에 내 일의 좋은 점을 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자, 나에게는 좋은 일들이 찾아왔다. 좋은 비행, 좋은 동료들, 좋은 승객들, 좋은 기회들까지.


나는 초심과 관점의 변화로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곳에서 행복하게 성장했다. 좋은 팀장님, 부팀장님, 선배님, 후배님들을 보며 많은 것들을 배운 시간들.

그리고 나를 승무원으로 존재하게 했던 고마운 회사까지.


그리고 언젠가 내가 시니어 그룹에 속하게 되면서 나에겐 또 다른 소신이 생겼다.


"나라는 한 명의 승무원이
내가 다니는 항공사를
대표한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는 건,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같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진다는 것.

내가 가진 이 자부심은 내가 한 명의 승무원이 아닌, 회사를 대표하는 승무원으로 만들었다.

이 자부심으로 나는 내가 일 하는 이곳과 '승무원'이라는 일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내 일을 사랑하자, 내 인생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이렇게 날을 새며 공부하며 안전 훈련을 받고, 일이 서툴러 혼이 나기도 했던 신입 승무원이었던 내가 어느새 A380 항공기에서 팀장님 다음 직급인 부팀장의 역할을 수행할 만큼 성장했다.

내 일에 대한 자부심이 내가 이 자리에 있게 했다.


물론 이 글로 사람들에게 형성된 승무원의 이미지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리고 어떤 승무원들은 나랑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 또한 잘 안다.
하지만 이런 승무원도 존재한다는 것을 글로 쓰고 싶었다.


나는 지금도 누군가 나에게 직업을 물어본다면 자부심을 가득 담아 말한다.



"저의 직업은 항공사 승무원입니다."









*코로나 시대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가진다는 것이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얼마만큼 가혹한 시기인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시기가 무사히 지나 마스크와 방호복과 보안경과 장갑을 벗고 다시 안전하게 비행할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지금도 비행하고 있을 승무원들에게 안전한 비행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가 끝나고
우리가 비행기에서 웃으며 만나는 날,
그날까지 모두 몸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