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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고 글 쓰는 행복한 그녀
Jul 30. 2022
혹시 이 승무원 아세요?
승무원 하면서 많이 들었던 질문
항공사에 근무하면서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 승무원 아세요? 내 친척인데 승무원이에요."
라는 질문이다.
하지만 항공사에는 정말 많은 승무원들이 있고, 생각보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12년을 비행했지만 팀 비행이 아닌 조인되는 비행을 갈 땐 늘 새로운 승무원과 함께 비행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물어보시는 그 승무원을 지나가는 승무원이 알 수 있는 확률은 지극히 낮다.
어느 날 동남아 밤 비행.
그날도 승객들로 가득한 공항을 지나가는데 한 손님께서
"이 승무원 알아요? 내 조카인데."
이번에도 모르는 승무원 이름이 나오겠지 생각하며 승객의 남은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손님의 입에서 나온 세 글자의 이름은 다름 아닌 내 동기였다.
"오! 그 승무원 저 알아요! 저랑 같이 입사한 동기예요. 너무 반갑습니다. 오늘 저희 비행기 타시는군요. 제가 잘 챙겨드릴게요! 잠시 뒤 기내에서 뵙겠습니다."
라고 답하자, 손님도 웃으시며 손을 흔드셨다.
이런 날은 정말 기억에 남을 만큼 드문 날이었지만, 한편으론 정말 반가운 날이다.
그러니 혹시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혹시 이 승무원 아세요?"
라고 물으실 거라면 질문을 들은 승무원의 입에서
"항공사에 승무원이 많아서요. 죄송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라는 대답이 돌아올 확률이 크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다.
*이미지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