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클래스에서 칭찬받는 승무원이 된다는 것.

‘진심이 담긴 서비스'는 차이를 만든다.


‘진심이 담긴 서비스'는 차이를 만든다.


늘 생각하는 문장이다.

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좋아한다.

적성에 맞는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까?

내가 제공하는 무형의 서비스가 누군가에게 전해져 그 사람이 감동하거나 행복해하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 그래서 13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동안 승객의 상태를 살피고 더 드릴 건 없는지 고민해도 피곤하지 않고, 미소가 지어지나 보다.


로마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시간.

10시간 21분.

사실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온 비행이라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드리고자 아침까지 투어를 다녀온 탓에 잠을 거의 자지 못하고 비행을 하게 되었다. 20살에는 잠을 한숨 못 자고 비행을 해도 거뜬했는데, 30살이 넘으니 잠을 못 자고 비행을 하게 되면 렘수면 상태에서 비행을 하는듯한 몽롱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 상 잠을 못 자고 비행에 임하게 되었다.


내가 맡은*듀티는 퍼스트 클래스 겔리 듀티.

퍼스트 클래스 겔리 듀티란 퍼스트 클래스를 총괄하며, 겔리라 불리는 부엌과 같은 곳에서 음식은 만들고, 퍼스트 클래스의 서비스의 흐름을 조절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


승객은 2명.

적당한 승객 수와 어떻게 본다면 편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퍼스트 클래스인 만큼 더욱 긴장해서 비행에 임했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피곤한 내색을 비추지 않고자 노력했다. 가족을 모시고 갔다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비행에 지장을 주는 것은 공과 사를 지키고자 하는 내 신념이 용납할 수 없었다.


그렇게 비행은 시작이 되었다.

안전하고, 편안한 비행이 될 수 있도록 승객들을 살피고, 객실을 살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로마에서 한국의 하늘을 걸어

어느새 한국 도착 20분 전이 되었다.

팀장님과 함께 손님께 하기 인사를 드리러 갔다.

인사를 받으신 2A에 앉아 계신 손님께서 말씀하셨다.


"제가 지금까지 퍼스트 클래스에서 받아 봤던 서비스 중 최고였어요. “


그 말을 듣는 순간 날을 새고, 로마로 걸어왔던 모든 피로가 사라졌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너무 기쁩니다. 저도 대표님을 모실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늘 이용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라고 하기 인사를 렸다.

승객께 하기 인사 후 팀장님께서도

나에게 수고했다며 웃으며 인사를 건네주셨다.


칭찬을 받는다는 것.

내가 하는 일에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이다.

퍼스트 클래스 승객의 칭찬,

그것도 팀장님이 계신 자리에서칭찬이라니 더욱 기분이 좋았다.


내가 존경하는 팀장님이 계셨다.

그분은 칭찬할 일이 있으면 늘 다른 사람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칭찬을 해주셨다. 그것이 칭찬의 효과를 배가되는 방법인걸 알고 계셨던 것 같다.
그게 너무 좋았다.

그래서 나도 후배들을 칭찬할 일이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하려고 한다.

그것이 사기를 높여주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방법임을 알기에.


부 팀장님이 어떻게 했기에 퍼스트 클래스 승객이 저렇게 칭찬을 하냐고 물어보셨다.

로마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10시간 21분.

그 시간 동안 비행에서 내가 그분께 해드린 것은, 로마 일정이 피곤하셨는지 식사를 하지 않고 주무시길 원하셨기에 이륙 후 편하게 주무실 수 있게 잠자리를 제공해 드린 것과 주무시다 깨셔서 화장실 다녀오신 것을 보고 건네 드린 시원한 물 한잔과 주무실 때 드실 수 있는 여분의 물 병.

내리시기 40분 전에 블랙커피를 말씀하셔서,

기내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커피보다는 퍼스트 클래스에서 제공하는 에스프레소 기계에 에스프레소를 한잔 내린 후 뜨거운 물을 부어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제공해 드린 것.

편하게 주무시고 일어나신 승객은 커피가 너무 맛있다며 기분 좋게 웃으셨다.

사실 기분 좋게 웃으신 그 모습을 보는 내가 더 좋았다.


그렇게 비행은 끝이 났다.

내가 그분께 드린 건.

편안한 이부자리, 물 한잔, 여분의 물병,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

이것이다였지만

그분은 알고 계셨던 것 같다. 나의 마음을.

뒤척이며 일어나셔서 화장실을 다녀오시고 다시 누우려고 했을 때 말없이 다가와 건넨 물 한잔과 여분의 물을 드리는 내 정성을, 식사를 드시지 않아 마음이 쓰인 내가 한 잔의 커피라도 맛있게 드리기 위해 갓 내린 에스프레소로 아메리카노를 만든 내 마음을. 모든 것 하나하나에 좋은 것을 드리고 싶다는 내 진심을 그분을 알고 계셨던 것 같다.


'퍼스트 클래스에서 받아 본 최고의 서비스라는 말’

비행의 피곤을 녹여버린, 이 말이 너무 설렌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최고의 찬사.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내가 사랑하는 일을 통해 칭찬받고, 인정받으며 그렇게 성장해가는 일상,

이렇게 돈을 벌고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얼마만큼 큰 행복임을 안다.

승무원의 애환까지도 사랑하는 나는 내가 이 지구별에 와서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만난 게 된 것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듀티: 직무, 의무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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