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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상.

집안 곳곳 흩날리고 있는 아버지의 기억을 감당하는 법.



꿈결 같은 시간들.
문득 마주친 아버지의 사진에 눈물이 울컥했다.
조금 더 보고 싶어 아버지의 사진을 뒤적거린다.


집안 곳곳 흩날리고 있는 아버지의 기억의 잔재들을 다 알아채버리기엔 그 슬픔을 감당할 수 없음을 알기에 알면서 모르는 채하며 꿋꿋이 살아가고 있다.

흩날리는 아버지의 기억의 잔재들.



마음이 괜찮을 때는 혼잣말로 아버지께

"아빠가 그토록 감사한 순간이라던 하루가 밝았어요. 아빠가 살고 싶어 하던 그런 하루, 제가 대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게요."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아빠 손 잡고 같이 걷고 싶은 단풍이 찬란한 요즘.


길을 가다 마주친 햇빛에 비춰 찬란하게 빛나는 짙은 노란색의 은행나무를 보며

"오늘 단풍이 예쁘네. 아빠 손 잡고 같이 산책하고 싶다. 거기서도 보이지 아빠?"
라고 말을 건네기도 한다.

늘 팔짱끼고 다녔던 딸바보 아버지와 나.
늘 따뜻했던 아버지.


꿈속을 거닐고 있는 것 같은 하루하루.
하지만 나는 현실을 살고 있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이 평범한 일상을 값지게 살기 위해 코끝 시큰거리는 감정을 다 잡고 살아내고 있다.

'다시 일상이다.'





*필름 사진: https://m.blog.naver.com/yssssang89/220542835993?view=img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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