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 것!

로버트 구스타프슨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by 꿈꾸는미운오리

6년 전, 어느 전시회에서 본 짧은 글귀에 마음을 빼앗겨 읽게 된 책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생각했던 내용과는 다른 이야기에 책장이 더디게 넘어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100세 생일잔치를 앞둔 노인 알란이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과거에 겪은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교차해서 보여주는데요. 역에서 만난 갱단의 돈가방을 가져가게 되면서 시작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일어나고 절대 의도하지 않았을 살인까지 하게 되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 것,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중~


100세 노인 알란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정말 이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느낌이 절로 듭니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 그러니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려야겠죠?


자신이 가장 애정하는 고양이가 여우에 물려 죽게 되자, 알란은 복수를 계획하게 되고 폭탄을 설치하여 여우를 죽입니다. 뭐 이렇게까지 과한 복수를 하는가 싶지만, 그가 엄청난 폭탄광이라는 걸 알고 나면 그러하고도 남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복수의 대가로 알란은 양로원에 가게 되는데요. 100세 생일 잔칫날, 아무도 모르게 창문을 넘어 도망칩니다. 슬리퍼를 신은 채로 말이죠.


걷고 또 걸어 역으로 간 알란은 가진 동전만큼 갈 수 있는 버스표를 삽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폭주족의 여행 가방을 잠시 맡게 된 알란, 버스가 도착하자 폭주족이 맡긴 가방을 든 채 버스를 타게 됩니다. 그 가방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알지 못한 채로요. 버스에서 내린 다음에야 그 가방 안에 엄청난 돈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쩌다 보니 엄청난 돈을 가지게 된 알란, 하지만 폭주족이 돈 가방을 포기할 리가 없겠죠?

과거의 알란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어려서부터 폭탄광이었던 그가 원자폭탄의 치명적 결함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2차 세계대전을 종전시키게 되었다든가 미국과 러시아의 이중 스파이로 활약하는 등등 세계 역사를 바꾼 인물이었습니다.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 미국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 소련의 정치인이자 독재자인 스탈린, 아인슈타인, 레이건, 고르바초프 등등을 만나는 장면들을 보면 정말 그랬었나 하는 착각마저 일어나게 만듭니다. 영화엔 나오지 않지만 원작에선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나는 장면도 있습니다.



100세 노인이 도대체 무얼 할 수 있을까 하는 편견을 완전히 날려버린 이야기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알란은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뿐인데, 누군가에겐 엄청나게 골치 아팠을 일들이 저절로 해결되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 우리의 삶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앞에 다가올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법,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난다는 것, 그러니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리자고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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