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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재 Feb 23. 2023

겨울에는 밖을 걸어보아요

겨울에만 할 수 있는 재밌는 놀이

겨울엔 아이들과 산책을 해 보세요.

날씨가 추워서 바람이 불어서 눈이 쌓여서..밖에 나가지 못할 이유가 참 많죠?

그런데요.

겨울은 재밌는게 그런 이유들에 따라 재미거리가 다양하게 생겨서 좋아요.

우선, 옷을 단단히 입고 (필요하면 장갑과 모자, 목도리까지 하고!) 밖으로 나가는거예요.

날씨가 너무 추워서 못 나간다?

길을 걷다가 물이 고인 곳은 얼어서 미끌미끌 브레이크댄스를 출 수 있어요!

운이 좋으면 고드름을 만나서 떼는 재미, 깨트리는 재미, 핥아먹고 깨물어먹는 재미가 있죠.

집 앞에 양동이나 그릇에 물을 담아서 두면 꽁꽁 얼어있을거예요. 

(저희집은 이동식 욕조를 마당에 두었어요. 겨울에 살얼음 얼어있을때가 제일 재밌답니다.)

강아지가 물고 나왔다가 빠진 수건이 한 개 있었는데 귀찮아서 그냥 두었더니 어느날엔 그게 같이 얼어서 아주 웃긴 모양이 되어있었어요^^



바람이 너무 불어서 못 나간다?

펄럭이는 옷이나 목도리가 바람에 파라락 날리면 아이들은 신나해요. 바람이 센지 내가 센지 이겨보겠다고 겨루기도 하고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는 모습이나 바람소리를 들으며 생동감을 느끼죠. 

아이들은 정체되어 있는 것보다는 움직이고 소리가 나고 볼에 스치는 감각을 좋아해요. 살아있는 느낌이요!

바람이 세게 부는 어느 날에 차를 타고 가는데, 저희 아이가 창문을 열더니 팔을 내밀고는 

"엄마, 나 바람과 팔씨름 하고 있어! 꼭 이길거야~ 으으으!" 

하더군요. 궁금했어요. 얼마나 센지. 

그래서 저도 팔을 내밀어봤지요. 오~ 팔이 밀리는 기분, 그리고 그 힘에 반대로 거스르려고 하는 내 힘을 느끼는게 재밌더라구요. 역시! 아이들은 재밌는 거리 찾기는 기똥차게 잘해요~


눈이 내려서 앞이 안보인다? 

눈이 내리는 날은 1년에 몇 번 있지 않아요! 얼마나 귀한 날이라구요! 

자, 아무리 껴입어도 지나치지 않으니 무조건 따뜻하게 입고, (눈발이 사나울땐 고글을 쓰면 좋아요^^) 평상시에 경사진길이나 장소를 눈여겨두었다가 눈이 쌓이면 그곳에 가는거예요. 요즘은 썰매 하나씩 집에 다 가지고 있죠? 썰매장에 꼭 가지 않아도 우리집에서 가까운 곳이 최고입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쌓인 길을 걸을때 사각사각, 뽀드득 거리는 소리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아시죠?

눈이 차분하고 느리게 내리는 날도 있어요. 그럴때는 아이와 가만히 서서 혀를 내밀고 차가운 맛을 느껴보세요. 손바닥을 하늘을 보게 앞으로 내밀고 눈송이가 손바닥에 떨어질때를 기다려보세요. 따뜻한 체온때문에 바로 녹아 사라지는 걸 볼 수 있어요. 서로의 머리카락에 눈송이가 내리는걸 관찰해보세요. 눈송이를 자세히 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될 거예요. 


콧 속으로 들어오는 겨울만의 상쾌한 공기가 있잖아요? 따뜻한 히터와 보일러는 줄 수 없는 또 다른 맛.

따뜻하게 입고 하루에 10분만이라도 밖을 걸어보세요.

아이와 함께도 좋고, 혼자서도 좋아요. 

이제 겨울이 거의 다 끝나가요. 

하지만 슬퍼하지 마세요, 곧 또 봄이라서 좋은 산책의 이유가 생길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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