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드디어 해냈어요!!
잘 먹고, 글 쓰고, 공부하고...
온갖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정신차리고 열심히 한 세 가지. ( 아들 잘 키우기는 기본 필수 임무!)
2019년 5월. 드디어 시험에 합격했다.
귄터는 놀이터 디자이너로써는 시험을 볼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나는 한 편으로 나에 대해 확인 해 보고 싶었다.
기본적으로 정확히 알아야 할 독일의 어린이 놀이터를 위한 안전표준 기준법과 놀이터 안전 검사 기준, 방법 등을 바르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마도 내가 트리플 A형이라서 일지도 모른다)
독일사람에게도 어려운 시험인데, 영국에서 영어로 시험보는 건 어떻겠냐고 추천 해 주어서 잠시 고민했었지만, 아니.. 그래서 제조업체를 위해 특별히 발간된 영어로 된 서적을 참고했었다...
하지만, 독일의 기준법과 다른 부분들이 있었고, 이왕 하는거 조금만 더 독하게 해서 독일에서 오리지날로 시험보자고 마음 먹었다.
어릴적엔 새로운 단어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그랬는데, 이제는 내 머릿속이 좁아지고, 흡수력이 낮아졌나보다. 좁은 내 머릿속을 넓혀주는 고마운 하얀 벽. 그럼 점점 더 넓은 방이 필요하게 되는 건가? 흠....
그리고, 드디어 시험의 날이 왔다.
수험료도 비싸므로 나는 반드시 붙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오돌돌 긴장되는 걸 감출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현역에서 경력이 꽤 오래 된 사람들이였다.
놀이터에 현장점검 테스트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역시 경험과 경력이 중요하다.
시험이 시작됐고, 감사하게도(?) 유일한 외국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추가 10분을 더 받게 되었다.
시험문제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고, 생소한 단어들이 가득해서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만 했다. 생각해보니 우리 나라에서도 시험 문제에서는 평소에 쓰는 구어체 문장이 아니라 사전용어들이 나오니 당연한 거였다.
언제나처럼,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나는 마지막 1초까지 다 쓰고 답안지를 제출했다.
떨어져도 할 수 없어. 나는 최선을 다 했으니까..
마음을 비우자..
안전한 어린이 놀이터를 위한 전문가 = Fachkraft für den sicheren Kinderspielplatz
당장 엄마한테 달려가서 알려드리고 싶은데,, 너무 멀리 계신다..
가족들 보고싶은거 꾹 참고 버티고 해냈다는 나를 토닥토닥하고 싶은 마음이였던 것 같다..
만약 한국이였다면, 엄마가 고생했다고 갈비찜 해주실텐데.. 아님 제육볶음.. 아님 소고기무우국...
먹고 싶다...
내가 무엇이든 해 보고 싶다고 하면,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아시기에 고생길이 훤히 보여도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는 걱정을 가득 하시겠지? ㅎㅎ 항상 하시던 말씀,
너의 길은 너가 직접 만들고 너가 걸어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