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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재 Oct 29. 2019

독일 드레스덴 놀이터 프로젝트
-첫 번째

발도르프 놀이터 . 참여건축

Freie Waldorfschule Dresden (드레스덴 발도르프 자유학교)


 드레스덴 발도르프 학교의 시작은  1925년 한 엄마가 교통사고를 당한 딸을 직접 가르치기 시작하면서다. 1941년까지 초콜릿 공장 건물에서 운영되었고, 그 후 4년간 사회주의로 인해 학교는 문을 닫았었다. 1949년 1000명의 학생으로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발도르프 학교가 되었다. 

2019년 현재 1학년부터 13학년까지 25반, 785명의 학생들이 수호천사들과 함께 꿈을 꾸며 자라나고 있다.

방과 후 돌봄 교실 (Hort)



학교에 도착하니, 3학년 (한국 4학년) 아이들이 특히 강민이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낯을 가리는 아이지만 무조건적인 친절함에 마음을 연 채로 그저 흐르는 대로 따르는 것 처럼 보였다. 

David가 이미 교장으로부터 강민이가 함께 일하는 일원으로 허락을 받아 두었기 때문에 학교 어디에든 있을 수 있고, 학생들과 수업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스 브레이킹? 어른도 아이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우리는 놀이터 이야기로, 아이들은 공놀이로 풀어간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 4주 (20일) 동안 이 학교의 주인이며 놀이터의 사용자인 학생들과 함께 재미있는 놀이터를 만들 것이다.

화이팅!



교실에서 인사를 나누고, 이름표를 붙이고, 작업에 대한 계획과 진행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1. 면적: 약 100 제곱 평방미터

2. 디자인: 선생님과 아이들이 상의해서 원하는 기구로 구성

3. 진행자: Holzgestalten- David Weise, Philip Weise, Yeonjae Lee (Kangmin Lee)

4. 참여자: 3학년 30명을 2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 1과 그룹2가 작업과 이론을 교체하며 참여

5. 작업시간 : 참여시간- 하루 2시간 ( 목공수업을 놀이터 프로젝트로 대체함) => 수업시간의 내용이 됨.

6. 작업방식: 각자 원하는 작업을 선택해도 되고, 소그룹별로 나누어 작업 배분, 단체 작업

                     개인 작업장비(삽, 끌, 장갑 등) 사용가능, 부모참여 가능, 각자의 물 준비


첫번째 작업은 기존 놀이터의 오래된 기구를 철거하고, 새로운 기구를 설치 할 곳이 바닥 만들기

삽질, 삽질, 삽질, 삽질, 삽질..............


작업 도중, 뭔가를 발견하면 고대 유적지에서 유물을 발견한 것 마냥 모두들 흥분해서 초집중이다.

모두 힘을 모아 이번에 발굴한 것은 오래된 놀이기구의 받침부분과 시멘트의 잔재이다.  잘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꼼꼼하게 철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아이들의 안전과 환경보호와 연결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삽질 중에 잠자고 있는 애벌레들이 나왔다. 으.... 내가 안 좋아하는, 쳐다보지도 못하는... 그런 애들이지만...

아이들은 신났다. 작은 애벌레, 큰 애벌레.. 여기저기서 나왔다...

내가 보기엔 다 똑같이 징그러운 꿈틀거리는 내 몸의 털들을 바짝 서게 만드는 생명체들인데..

아이들이 알려준다. 나비애벌레이고, 3년정도 자란 것 같다고.. 

학교 한 켠에 돌과 나무 나뭇잎 들이 가득 있는, 현재 활용하지 않는, 사람이 접근하지 않는 곳에 묻어주었다.

아이들에게는 이 모든 과정들이 배움이다. 생명의 소중함, 공존관계, 노동의 뿌듯함, 발견의 재미 등등..



이제 안전을 위해 공사현장에 출입을 금지하는 안전띠를 두른다. 이 작업은 학교의 하우스마이스터가 맡는다.  학교 내에서의 시설의 안전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마이스터가 한국 학교에서는 경비원일까? 행정실 직원일까? 알아봐야겠다.


오늘의 삽질 완료! 하지만 앞으로 3일 더 파내야 한다. 

포크레인으로 파내버리면 간단하고 쉽고 빠를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최대한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주변환경을 헤치지도 않고, 예산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아이들에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든 놀이터라는 의미가 깊이 새겨지고 뿌듯할 거라고 믿는다.


모두들 수고했어요. 집에 가서 푹 잠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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