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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May 09. 2017

"사람은 죽기 전엔 운동 안하죠"

살은 다쳐도 '새살' 돋지만, 뼈는 다치면 '근육'을 키우는 수밖에

목 그리고 허리 디스크를 진단받은 뒤

유명하 다는 정형외과, 한방병원, 물리치료· 도수치료센터, 민간요법의원까지.. 등등

척추 관련 병원 투어는 후회없이 해봤다.


병원 투어로 얻은 '큰 깨달음' 두 가지는,


1. 진료 및 치료비가 몹시(더 와닿게 말하자면.. 드럽게) 비싸다는 것

그리고

 

2. 내 또래 2~30대 젊은 환자들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다는 것.

이었다.


부위당 50~70만원씩 하는 MRI비용에

시간당 10만원씩 하는 도수 치료와

그렇게 용하다는 민간요법도..

병원에 비하면 치료 시간은 길지만

한 회당 교통비 등등 포함 15만원~20만원은 족히 들었다.


그나마 일반 정형외과나 요즘 일부 도수 치료센터는 보험이라도 되지..(물론 보험료 갱신은 감수해야)

한방 병원은 보험도 안된다.


길어야 3분 정도 걸리는 추나는 3~5만원(물론 병원마다 차이는 있다)

침도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비슷하다.

침과 추나를 같이하면 보통 7만원 정도 나오고..

약값도 보름치에 30만원은 훌쩍이다.


돈도 돈이지만,

문제는 연차는 낮고 업무량은 많은, 돈없는 청년들이

목과 허리를 부여잡고 몸져 눕는다는 것이다.   


휴직했을 때

오전에 재활 운동 뒤 병원에 가면

보통 12시에서 2시쯤 됐다.


직장인들에겐 꿀같은 점심 시간인 셈이다.

그런데 거짓말 안보태고

환자 60%는 30대, 30%는 4~50대, 10%는 20대(로 보)였다.


물론, 다녔던 병원이 회사가 밀집한 강남에 있었고

윗사람들 눈치에 점심 시간을 이용해 치료받으러 온 게 크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은 청장년들이 척추 질환으로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PC와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

또 이를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일하고,

과로와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잠 줄여가며 힘들게 번 돈을

병원에서 쉽게 써버리고 있었다.


그러면 쓴 만큼 다시 벌기 위해

나쁜 자세로 장시간 일하고

또 다시 병원가고..


악순환은 그렇게 반복되는 것이다.

티끌이 모아봐야 티끌이 되는 이유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이는 드물다

 

피곤한 현실만, 건강하기 힘든 조건만 탓할 뿐

내 스스로 변할 행동은 하지 않는다.




뼈는 살과는 다르다.


척추가 아프고 난 뒤 제대로 깨달은 점이다.


뼈도, 살도 다치면 아픈 건 똑같지만

뼈는 살과 확실히 다르다.


살은 다쳐도 '새살'이 돋는다.

연고도 바를 수 있고

상처 부위를 밴드나 붕대로 감싸서

상처가 더 커지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다.  


통증이 사라지면서 딱지가 생기고

상처가 아물고  

나중엔 그 딱지도 떨어져

언제 다쳤는지도 잊고 산다.


하지만 뼈는 다르다.


아프다고 연고를 바를 수도 없고

보호대를 찰 수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뼈를 보호하진 못한다.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목에서 어깨로, 허리에서 골반으로, 또 무릎으로..

연결된 척추와 관절을 타고 통증이 번진다.


단순 통증뿐만 아니라

삐뚤어진 골반을 바로잡기 위한 반작용으로 허리도 삐뚤어지고

또 이를 바로잡기 위해 목도 삐뚤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주사나 약물 치료로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이또한 일시적이다.

자기가 잘 관리하지 못하는 한 '그때뿐'이다.


시술이나 수술로 통증이 줄어,

또다시 원래 살던대로 다리 꼬고 거북목으로 컴퓨터하고 폰질하다간

또다시 뒷목을 잡거나, 허리를 한 손으로 짚고 일어서야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미 노화돼 '퇴행'된 관절이 주사를 맞고 약을 먹는다고

시간을 거슬러 젊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다친 뼈를 보호하기 위해선

주변의 근육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다만 근육을 키우는 건 쉽지 않다. 시간도 제법 필요하다.

특히, 아픈 뒤에 근육을 키우기는 더, 더, 훨씬 더 힘든 일이다.


지금은 자습시간으로 바뀌었을진 몰라도

'체육'이 초등학교때부터 정규 과목으로 괜히 있는 건 아닌 것이다.


하지만,

다들 얼굴은 꾸미고 굶으며 살빼고

비싸고 좋은 옷을 입으려 하면서도

정작 운동은 하지 않는다.


특히 하루하루 헬조선에서 목숨을 연명하는 직장인들은

비만해진 '살' 때문에 치욕을 당하거나 수치심을 느끼거나

(나처럼) 아파서 궁극적인 치료법이 운동밖에 없다는 걸 알기 전까진

'꾸준히' 운동하지 않는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죽기 전엔 운동하지 않는 것이다"




"있을 때 잘 해"


남녀, 부모-자식, 친구, 조직 등

인류 탄생 이래 시공간을 뛰어넘은

모든 인간사의 만고불변의 법칙이 아닐까.


내가 가장 사랑해야할 내 몸,

그리고 내 건강,

내가 살아야 세상도 있고

나부터 지켜야 남도 지킨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삶.

내 자신과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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