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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May 17. 2018

디스크맘 임신 5주차 "운동 금지령"

"튼튼아, 예정일까지만 꼭 버텨줘. 그 후엔 엄마가 지켜줄게"

https://youtu.be/3MQC3wLptHA [임신 5주] 이제 축하받아도 된대요



5년 만의 첫 아이 임신 소식을 알게 되자마자

뜬금

'운동 금지령'이 내려졌다.


특히, 엄마의 득달같은 반응..


"운동하지마"


아우, 놀래라..;;;;


5년 만에 어렵게 가진 아이인 만큼,

착상이 그동안 힘들었을 가능성이 크고


니 나이 30대 중반에 어리지도 않고

여기저기 외근이 많은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무조건

안정 안정 안정 안정..그리고 안정

을 ... 당부했다..;


그리고 운동은 절대 '금지'라는 것이다.


언제까지?

안정기인 13주 접어들 때까지..!!


헉..


말이 13주지,..

지금부터 두 달 동안 운동을 못한다...라..




사실, 4주차 무렵 임신을 알기 전부터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너무너무너무너무 너무너무 너무 너무.. 졸렸던 것..

나른하고 힘도 없고..


첨엔, 괌 여행 후폭풍인가 했다.

바쁜 일정 와중에 빡세게 놀다 오겠다고 금욜 밤에 출발 수욜 새벽에 닿아 캐리어를 들고 곧장 출근했기;;? 때문이다. 캐리어는 물론 잘 숨겨뒀지만 ..


근데 그날은 어쩔 수 없이 정신없이 보냈고, 문제는 그 이튿날부터 미친 듯이 잠이 쏟아져서

운동을 조금도 할 수가 없었다. 빨리 퇴근해서 자고 싶단 생각밖에 없었다.


당연히 무리한 일정과 어느새 먹어버린 나이탓을 했지만;;

단지 그 이유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다 아이를 가지면 몸이 그렇게 반응을 하나보다.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다만, 디스크 판정 이후로 습관이다못해 이제 중독이 돼버린 운동을 못하는 게 조금 두려?웠다.

배가 나오고 그러면 허리가 더 아파올텐데ㅠ 운동 안해도 될까...


사실 운동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근육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꽤 길다.

하지만 잃는 데는 한순간이다.


뭐..언어나, 관계나 모든 게 마찬가지지 않나 싶다.

영어를 배우는 데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는데;;

까먹는 건 한순간...


누군가와 신뢰를 쌓는 데는 오래 걸리지만

잃는 것도 한 순간이다..


ㅎㅎ ..


어쨌거나, 이제 파스도 붙일 수도 없고

침도 함부로 맞을 수도 없는데

운동을 못한다라ㅠㅠ

디스크로 휴직 뒤, 회복하고 복직했다..

좀 살만해지니까 석 달만에 바로 디스크 재발했던 기억이 '번뜩' 떠올라

얼굴이 금새 울상이 돼버렸다.

...

하지만 또 뭐 두렵다고 해결될 일인가..


무엇보다, 5년 만에 얻은 아이의 소중함과 기쁨은

지금까지 만 32년 인생에서 가장 컸고,

아이를 위해서라면?!!!

까짓꺼 허리 좀 아프면 어떠랴;


그래도 여기서 한 가지 든 긍정적인 생각은

모든 게 다 끝이 있다는 거.!!


안정기에 접어들면 오히려 30~40분간의 운동은 하는 게 좋다고 하고

테니스, 골프, 등산 같은 운동만 피하면 된다하니..!!

또 뭐 출산하고 하면 되겠지?!! ㅎㅎ(다들 육아에 힘들다고 하지만 ㅠ

아이와 함께 운동하는 영상 찍으며 엄마들의 희망이?! 돼보렵니다..!!)


그까짓거?!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단 생각에 또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참 단순해...;;)


그래도 또 너무 안하기 좀 쑤셔서

요가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대신 아주 천천히..


브릿지도 해보고

한창 허리 아플 때 누워서 하던 운동들 위주로

조금씩 몸을 움직여 봤다.


이정도는 괜찮겠지??

(담에 운동 영상도 올려볼게요..!! 살이 너무 찌고 있어서ㅠㅠ 송구하지만..)




병원에서 5주차 튼튼이를 확인하고

한 주 새 좁쌀만한 3미리 점에서, 
7미리 물방울 모양으로 변한 아기집을 보고 나니

엄마 아빠가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해져서

튼튼이가 "처음 마주하는 부모라는 세상이 아주 따뜻한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튼튼아,  
12월 12일(예정일)까지만 엄마 안에서
너 자신을 지켜줘.
그 이후엔 엄마가 널 지켜줄테니.
무슨 일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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