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라보는 글쓰기②] 쓰다 보면 느껴요. 그렇게 날 갉아먹을 일인지
"애 때문에 걱정 많으시죠? 왜 우리 애는 안 뒤집을까? 아직 못 걸을까? 다른 애는 말도 잘하는데 얘는 왜 아직 말을 못 할까? 근데 5년만 지나면 조금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에요. 지금 보세요 우리 애가 말을 못 하나요? 걷질 않나요? 다른 애들에 비해 조금 늦었다 뿐이지 아이들은 잘 크지 않았나요? 내가 이 걱정을 왜 했지? 그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으세요?"
'이게 내 소중한 시간을 좀 먹을만한 일인가'
좋아하는 드라마도 시간 아깝다고 안 보면서
이런 귀한 시간에 아무것도 못하고
그 일을 떠올리며 화를 내고 있는 게,
가치 있는 일일까? 내게 도움되는 일일까?
1. 내 탓
2. 네 탓(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
3. 상황 탓(코로나, 태풍, 경제위기 같은 변수)
하ㅠ 오늘 또 대박 실수. 방송사고를 낼 했다. 녹음해서 파일을 올리는데 기자실 인터넷 속도가 갑자기 거북이가 된 것이다. 그러다가 에러가 났다. 이게 웬일? 기자실장님 컴퓨터에서 다시 올리려 하는데 세상에나 또 안된다. 방송 시간이 2분 남았는데 파일이 안 올라오자 연락이 왔다. 어떻게 된 거냐고.
"10분 전부터 계속 올리고 있는데, 인터넷이 자꾸 끊깁니다"
"아씌, 그럼 빨리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그 파일은 아주 신기하게도 방송시간 1분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올라갔다. 그러나 내 리포트는 나가지 않았다. 내 전화를 끊자마자, 보도국 안에 있던 다른 선배가 대독 했고, 그렇게 방송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 뉴스가 끝나고서 다시 편집부에서 전화가 왔고 30분 동안 깨졌다.
생각해보니 며칠 전에도 비슷한 실수를 했다. 10분 뒤면 방송 시작인데 갑자기 속보가 떴다. 이미 다 리포트 쓰고 녹음까지 올렸는데, 기사가 확 바뀌면서 고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를 수정하란 지시가 내려왔고 나는 그때부터 멘붕에 빠졌다.
'녹음하고 편집해서 올리는 데만 해도 10분은 걸리는데, 거의 1분 안에 기사를 써야 하는데 어쩌지??' 막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손이 막 바르르 떨렸다.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고.. 그러는데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결국 데스킹도 못 받고 내 멋대로 쓴 엉망진창인 기사가 나갔다.
뉴스가 끝나고 어김없이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하.. "넌 왜 니 맘대로 리포트를 고치고, 그게 기사냐, 왜 이렇게 기사는 늦게 올리냐 등등"
"그게 아니라, 준비 다 해뒀는데 갑자기 속보가 떠서.."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속보니까 갑자기 뜨지 않겠나;; 말해봤자 그게 변명도 안될 게 뻔했다. '정말 기자는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그만둬야 하나. 어쩌지'
잠깐 따져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