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도 힘들던 나, 선수들과 어깨를 겨루다
재활 기간 포함해 2년.
거짓말 안보태고
365일중 360일은 운동했다.
하다못해 단 30분이라도.
세상에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듯
하루하루가 늘 고단하기만 했다.
일도 힘든데 운동까지 하려니
"왜 내가 이렇게 됐을까" 원망만 늘고
한숨은 깊어만 갔다.
그러다 우연히,
조금은 엉겁결에 나가게 된
보디빌더 대회.
시작은 엉성했지만
꾸준히 운동하기 힘든 현실에
붙잡아주는 동기부여가 됐고,
도무지 근육이란건
평생에 없을 것 같던 내 몸이 변하는 게
그저 신기하면서 운동을 더 즐기게 됐다.
변한건 겉모습만이 아니다.
등산해도 땀을 잘 흘리지 않던 몸에
땀꾸멍이 제대로 열렸고
겨울에는 차갑다못해 보라빛이었던,
한여름에도 얼음장같던 손과 발도 따뜻해졌다.
불면증에 수면제를 달고 살았지만
더이상 약따위에 의존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무슨 일에든 자신감이 생겼다.
뭘 해도 잘해낼 수 있을 것 같고.
센 언니, 무서운 어깨들과 싸워도 이길 것만 같은 (현실은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겠지만)
그런 자신감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샘솟기 시작했다.
퇴근뒤에도 주말에도
아이템 걱정에 뭔일 터질까 염려에
쉬어도 쉬는 것도 아니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너 나 취재하냐"
이런 얘기를 들을만큼
내가 일을 하는지
일이 나를 하는지
내가 누군지 뭘 하고 있는지
점점 '나'를 잃어버리는 상황에서
운동은
나 자신을 찾고
나로서 온전히 살게 해주었다.
그렇게 예전에,
생기넘치고 활발하던 내 모습을 찾아가던 도중
6월 인천에서 열린
나바코리아 노비스 클래식에 참가하게 됐고
무대에서 창피할 정도만
되지 말자는 게 목표였는데
정말 지성이면 감천일까.
비키니 부분 2위에
스포츠 부분 TOP6에 올랐다.
길고도 짧았던 약 6개월간의 도전기.
디스크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수술없이 운동만으로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운동은 새 삶을 선물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