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과하다, 모든 것들이.
시끄럽고 어수선함.
요즘엔 꽤 자주 뭔가 소란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길을 걸을 때 들려오는 자동차 엔진 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 사방에서 들리는 각종 미디어 속 목소리와 음악 소리, 심지어 나 자신의 목소리조차 소란스럽게 느껴진다.
소리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것들도 시끄럽고 어수선하다고 느낀다.
지나치게 배색이 뚜렷한 색깔들과 선정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들이 뾰족하게 감각을 찌른다.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폭로하거나 욕하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날아든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이 높아지고 마음이 뾰족해진다.
이렇게 뭔가 신경이 곤두서고 소란스럽다고 느껴지면 이내 마음이 불편해진다.
날카롭고 짜증스럽게 반응하게 되고 그렇게 반응하는 나를 보며 또 못마땅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뭔가 소란스럽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어쩌면 그것은 너무 많은 정보들 때문인 것 같다.
너무 많은 정보들이 너무 빠른 시간 내에 눈과 귀를 통해 끊임없이 마음으로 쳐들어온다.
사실 아무리 긍정적인 자극들이라고 해도 여전히 너무 많은 것들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과잉성은 언제나 소란을 일으킨다. 그러니 진짜 필요한 것은 가능하다면 최소한의 무자극적인 상황에 나를 위치시키는 일인 것 같다.
물론 살아있는 한, 아무 자극도 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어느 곳에 있든지 생명은 반응하게 되어 있으니까.
그러나 쉼 없이 몰아치는 인공적인 자극에서 조금은 멀어지는 시간은 너무나 필요한 것 같다.
물리적으로 주변이 잠잠해져야 내면의 소란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으니까.
사실 요즘 가장 먼저 내가 선택하는 것은 바로 침묵이다.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고 오롯이 혼자 둔다.
침묵 속에서 내 마음의 상태를 바라본다.
그리곤 나만의 바이오리듬이 조금씩 자기만의 패턴을 찾아갈 때까지 그대로 둔다.
그러면 몸과 마음이 가장 편하게 느끼는 파동을 조금씩 찾아가면서 소란이 줄어든다.
자율적 리듬이 회복되면 고요 속에서 마음이 조금씩 편안해진다.
그렇게 한동안 두다 보면 어느 순간 새로운 자극이 피로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소란을 잠재우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이처럼 침묵을 통해 나만의 리듬을 회복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꽤 효과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