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지 않도록.
확실히 강렬한 것은 그 너머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폭발적인 에너지를 기반으로 뚫고 나아가게 할 수도 있고 엄청난 흡입력으로 주변을 삽시간에 빨아드릴 수도 있다.
뭐가 됐든 강렬한 것은 표준적인 수준을 뛰어넘어 그 너머의 것들을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강렬함은 삶의 변환의 단계에서 꼭 필요한 에너지의 형태이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듯,
조절되지 못하거나 관리되지 못하는 것들은 항상 우리를 어렵게 만든다.
아무리 좋은 것도 강렬해지면 결국엔 파괴적이 된다.
전혀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할지라도 결국엔 모두에게 폭력적이게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쉽게 강렬해지기 쉬운 것들은 인간에게 매우 본질적인 것들이거나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들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랑이다.
사랑을 빼놓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과연 있을까?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과 말은 사랑을 기반으로 생산된다.
왜냐하면 사랑은 일차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어떤 것에 연결되게 하고 관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연결과 관여는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신기한 건 한번 연결되고 관여되면 우리는 더 촘촘히 연결되고 더 깊이 관여하고 싶어 진다는 것이다. 이때 강렬함이 모습을 드러낸다.
강렬한 사랑은 불가능을 깨부수고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막혀있는 현실의 벽을 뚫고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계를 넘어 통제 밖으로 튀어나가면 주변은 물론 우리 자신까지 파괴시킬 수 있다.
더 견고해지고 더 거대해진 강렬함이 나와 내 주변을 몽탕 휩쓸어버리는 것이다.
연인을 향한 강렬함은 연애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주고 둘 사이의 온갖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 엄청난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조절과 통제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순간 둘 모두에게 엄청난 고통의 원인이 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한 인간이 태어나 성장하여 건강한 성인으로 자신을 실현하며 살아갈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발달적 궤적이 고려되지 못한 채 점점 더 강렬해지는 사랑은 그 어떤 관계에서보다 한 사람의 인생을 강력하게 망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돈과 성공, 일과 성취에 대한 사랑이 겉잡을 수없이 강렬해질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우리의 몸과 영혼이 서서히 파괴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말 그대로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무엇이든 우리 삶 속에서 어떤 대상이, 상황이, 상태가 강렬해질수록 주의하자.
혹시 그것이 조절과 관리와 통제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지 않는지
이내 걷잡을 수 없이 휘몰아치는 소용돌이로 변화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래서 나와 내 주변을 모두 고통과 괴로움의 구렁텅이로 내몰고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