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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노란 May 09. 2016

미니멀리즘 실천 11: 책장 비우기 3/4

좋아하는 책 정리하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책장에는 저에게 익숙한 책들이 꽂혀있습니다. 그중에서 이번에는 제가 너무나 좋아하고 사랑하는 책이나 물건들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좋아하는 물건을 정리한다고 해서 모든 좋아하는 것을 다 버려 버리는 것은 아니고 좋아하긴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고 쌓아 놓고 보면서 그저 혼자 만족하는 용도로 사용하거나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해 보관하던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집에서 살림하는 주부의 로망은 집을 예쁘게 가꾸고 음식을 맛있게 차려먹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그런 로망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살림 잡지를 모았습니다. 예쁘게 정리된 잡지 속의 사진들을 보며 마치 내 집이 그렇게 된 것처럼 행복해하기도 하고, 잡지 속 집처럼 내 집이 변화할 것을 꿈꾸며 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 삶의 터전이자 일터가 잡지 속 장소들처럼 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심지어 요즘은 예쁜 살림 사진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본 잡지를 또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거의(사실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은 저에게 심리적 만족감 이외에는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하므로 모두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안녕, 예쁜 잡지들!


그리고 남편과 저가 무척 좋아하는 소설책도 정리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 작가분을 무척 좋아하는 남편은 정리를 망설이는 것 같았지만... 얼마 전에 E-북으로 이 작가분의 책 전권을 구입한 상태라 없어도 언제 어디에서든지 다시 읽을 수 있어 다행히 정리를 허락받을 수 있었습니다.


친필 사인이 들어 있어 보관할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저보다 더 잘 모셔줄 수 있는 분께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




저는 매우 오랜 시간 게임을 사랑하며 살았기에 이와 관련된 물건들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관련 물건들 몇 가지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주로 오랜 시간 보관해 둔 게임 가이드북과 게임 관련 CD들, 잘 사용하지 않는 게임기 등이었습니다.


온라인게임 같은 경우 계속 형태가 변화하기 때문에 예전 가이드북의 내용이 쓸모없어지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많이 할 수 없던 시절에 가이드북을 보며 게임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상상하는 추억과, 그런 추억을 선물해준 게임에 대한 애정 때문에 차마 버리지 못하고 오랜 시간 간직해 왔습니다. 하지만 게임도 더 이상하지 않는 마당에 이제는 정말 쓸모없는 정보들로 가득한 이 책들은 더 이상 보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PC 게임 CD 역시 모두 정리했습니다. 독립생활을 하면서 이사를 다니고 짐 정리하는 동안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게임 CD 몇 가지는 꼭꼭 보관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CD를 잘 사용하지 않는 시대가 되면서 PC에 CD ROM이 달려있지 않게 되었고, 덕분에 CD들을 보관한다고 해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하여 내용물을 남편 컴퓨터의 CD롬을 통해 복사해 놓은 뒤 모두 버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유일하게 패키지가 남아있는 창세기전 3-2
패키지가 남아 있지 않아 쓸쓸한 게임 CD들
정말 좋아했던 테일즈위버의 OST, 2CD가 사라지고 없다는 것을 이제야 알아차렸습니다.


그 밖에 정말 좋아했던 디카도 정리했습니다. 너무 가지고 싶어서 절판된 이후에 웃돈까지 얹어주며 구입했는데 정리하려고 보니 이제 제가 구입했던 가격의 1/10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더라고요. 구입해 놓고 100장도 안 찍은 것 같은데... 아깝긴 하지만 이제는 더 좋은 성능과 미모를 가진 스마트 기기들이 많이 등장해서 앞으로도 사용하지 않을게 뻔했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보관하기보다 차라리 정리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잘가렴, 딸기 디카..




이제 제가 책장에서 정리할 수 있는 책은 모두 정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이상 정리가 불가능한 책들을 책장에서 꺼내어 다른 곳으로 정리하고 책장 자체를 정리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마지막 서재 정리가 끝나면 과연 어떤 느낌일지, 매우 궁금하고 또 설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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