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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노란 Jul 01. 2016

미니멀리즘 실천 18: 위생 용품 비우기

욕실 정리하기

사진을 올리기가 매우 민망하지만 언젠가 한 번은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욕실에 대한 내용입니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 매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위생 용품 때문입니다. 그릇이나 옷이야 종류가 적으면 적은 대로 사용하면 그만이지만 위생 용품을 덜 쓰거나 아예 쓰지 않는 것은 짧게는 몇 년부터 길게는 몇십 년 동안 이어진 습관과 관련되어 있으니까요.




저와 저희 남편은 미니멀리즘을 시작하면서 점차적으로 욕실에 있는 위생 용품의 수를 줄여왔습니다. 지금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칫솔과 치약(성인용, 유아용, 고양이용)

- 미용 비누와 빨래 비누

- 여성용 면도기와 남성용 면도기, 면도 크림

- 샴푸(성인용, 유아용, 고양이용), 헤어 에센스

- 각질 제거 크림과 진동 브러시, 메이크업 클렌저

- 배란 테스트기

- 소독약과 화장솜


그 밖에 욕실에서 사용하는 욕실 용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건(작은 것과 큰 것)

- 휴지

- 목욕 타월

- 유아 목욕 용품(욕조, 오리, 컵, 비눗방울, 샴푸 캡)

- 청소 용품(솔, 스펀지, 압축기(뚫어뻥), 하수구 뚫는 도구)

- 욕실 의자와 욕실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분들 중에는 치약과 칫솔마저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희는 치약과 칫솔만큼은 끝까지 사용할 예정입니다. 아이에게 양치질 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함입니다. 아이가 자라서 양치질을 계속할 것이다, 아니다, 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부모로서 아이의 치아를 최대한 보호해 주어야 하니까요.


저희 집에는 클렌징 폼이 없는데 이 글을 쓰면서야 예전에 클렌징 폼으로 세안했던 사실이 떠올랐을 정도로 사용하지 않은지 무척 오래되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물 세안을 합니다. 외출을 오래 하는 날에만 비누 세안을 하고 화장한 날은 메이크업 클렌저로 화장을 지우고 비누 세안을 합니다. 가끔 얼굴이 거칠게 느껴지는 날은 각질 제거를 해주고요.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얼굴에 유분이 많고 화장을 하지 않는 남편은 아침저녁으로 비누 세안을 합니다. 이렇게만 세안해도 특별히 트러블이 일어나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저희는 바디 클렌저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손, 얼굴, 몸 모두 비누 한 가지만 사용합니다.


린스는 사용하지 않지만 샴푸는 사용합니다. 비누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가 뻣뻣해져서 헹굴 때 식초 물 또는 구연산 수를 사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걸 욕실에 가져다 놓고 머리를 2번 감는 것보다 샴푸로 한 번만 감는 게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미니멀리즘은 물건의 수를 줄이는 것 이외에 생활을 간편하게 하기 위함도 있으니까요. 가끔 머리 상태가 안 좋은데? 싶을 때는 에센스를 발라주기도 하는데, 올해 딱 두 번 밖에 안 발라서 정리할지 말지 아직 고민 중입니다. 언젠가 천연 비누를 만들거나 구해서 사용하게 되면 아마 샴푸가 집에서 사라지게 될 날이 올 지도 모르지만 당분간은 이 상태로 지낼 예정입니다.


아이 목욕 용품은 따로 구입하지 않고 선물 받은 오리와 소꿉놀이 세트에 들어 있던 컵, 비눗방울용 빨대, 칫솔만 사용합니다. 이 정도 도구와 물, 비누, 엄마(또는 아빠)만 있으면 30분 정도는 거뜬히 놀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색상과 흐르는 물로 신기한 모습을 연출해주는 장난감들이 많이 있지만 특별히 있어야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사달라고 조르면 하나쯤 사줘야 하나 고민을 하겠지만 다행히 아직은 그러지 않습니다.


저희 집은 모든 집안의 청소를 베이킹소다와 구연산, 산소계 표백제, 비누와 치약으로 하기 때문에 락스를 비롯하여 따로 욕실 청소를 위한 세재 등은 구비해 놓지 않았습니다.


손 세정제는 시어머니가 한 번 사용해 보라며 주셔서 사용해보는 중인데 습관이 되지 않아서 사용 속도가 매우 더딥니다. 사용을 시작한 제품이라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하기가 뭣해서 일단 끝까지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작년에 이사하면서 욕실이 2개인 집으로 이사 왔는데 아침에 급하게 준비할 때 이외에는 대부분 거실에 있는 욕실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욕실 청소 용품과 세면도구 일체
목욕 용품과 빨래 비누
타월과 휴지 등 욕실 용품. 소독약과 화장솜은 가끔 고양이들이 다쳤을 떄 사용합니다.
욕실 용품 여분들. 주로 칫솔과 치약, 비누와 샴푸입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아 물건도 거의 없는 안방 욕실입니다.


여행용 위생 용품은 따로 싸놓고 필요할 때 이것만 후딱 들고 다녀오곤 합니다. 수영 다닐 떄, 혼자 여행 갈 때 등!




정말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욕실 공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물건을 정리해서 가장 속 시원한 곳 중 하나가 바로 욕실입니다. 욕실에서는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쓰지 않는 물건이 조금만 쌓여 있어도 금방 곰팡이가 생겨서 지저분해집니다. 보기에도 좋지 않고 위생상으로도 좋을 것이 없습니다. 미니멀리즘 덕분에 물건이 없으니 청소하고 관리할 필요가 없고, 그러면서도 깨끗하기까지 하니 저 같은 게으름뱅이에겐 이것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오늘 당장 미니멀리즘을 시작하려 하신다면 일단 욕실 선반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제품들부터 정리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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