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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리 Sep 14. 2020

귀마개

귀에 힘을 주면 소리가 빨려 들어온다

미처 막지 못한 소리가

온통 듣고 싶지 않았는데

왜 숨이 필요할 때 우리는 귀를 열게 됩니까


목에 걸린 약

아주 천천히 울고


공백들, 숨쉰다

어느 상처는 영영 상처

시절의 부표가 되어 몸 안을 떠돈다


내 것이 아닌 문장을 내려놓는다

시선은 떼지 못하고


기묘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기묘한 일도

결국 사람의 일이었다

목격한 것이 나니까 어쩔 수 없다


죽지 않을 이유를 부단히 제거해나가자

시작으로 우리는 슬픔과 죽음에 대한 노래를 만들었다

누구도 들을 수 있게

아름답게


진지하지 않아도 가치 있고 싶어

그러나 우리는 함께 안전해야 해

슬플수록 아름다워야 하는 일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실컷 울고 다시 아름답기야

더는 쓰지 않겠다 하지 않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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