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힘을 주면 소리가 빨려 들어온다
미처 막지 못한 소리가
온통 듣고 싶지 않았는데
왜 숨이 필요할 때 우리는 귀를 열게 됩니까
목에 걸린 약
아주 천천히 울고
공백들, 숨쉰다
어느 상처는 영영 상처
시절의 부표가 되어 몸 안을 떠돈다
내 것이 아닌 문장을 내려놓는다
시선은 떼지 못하고
기묘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기묘한 일도
결국 사람의 일이었다
목격한 것이 나니까 어쩔 수 없다
죽지 않을 이유를 부단히 제거해나가자
시작으로 우리는 슬픔과 죽음에 대한 노래를 만들었다
누구도 들을 수 있게
아름답게
진지하지 않아도 가치 있고 싶어
그러나 우리는 함께 안전해야 해
슬플수록 아름다워야 하는 일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실컷 울고 다시 아름답기야
더는 쓰지 않겠다 하지 않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