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치며

오빠 없는 한 해라고 적기엔 아직 오빠가 가득이라

by 연두부

안녕 오빠,

잘 지내고 있어?


편지를 쓰는건 너무 오랜만인데

첫 자를 적을때부터 눈물이 나네...


12월 20일,

열흘 전이었던 오빠의 기일 앞 뒤로 너무 힘들어서 끙끙 앓았던 것 같아.


납골당에 갔는데,

작년에 오빠가 떠나던 날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하염없이 눈물이 났어


평소에는 오빠가 떠오르면 너무 아프기만 해서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하기도 하는데

기일에는 그냥 맘놓고 펑펑 울며 오빠 생각을 했어


오빠 기일 덕분에 가족들이 모여서 납골당에 가는데

나랑 엄마는 차에서부터 울면서 갔어


최근에 다녀왔는데도 기일엔 정말 힘들었어


작년 그 날, 호스피스 병원에서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어,

오빠가 가기 전 오빠 옆에 붙어 자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기분,

아침에 일어나서 오빠를 발견하고 의사선생님을 급하게 불렀던 그 기분,

장례식장 가면 이제 못보는줄도 모르고 병원에서 짐챙길때 잠시라도 오빠 혼자둬서 미안했던 기분,

그런 작은 기분들이 하나하나 떠오르더라 어제일처럼...


오빠가 긴 여행을 떠난지,

벌써 나 홀로 이 세상을 살고 있는게 1년이 되었다는게 믿기지 않아서 더 힘들어


기일 이후로는 외출도 더 못하고

집에서 누워만 있었는데

어제 오빠가 꿈에 나왔어

꿈에서는 병원 침대였는지 침대였는지 모르겠지만

누워서 나를 안아주고 싶다고 했고

내가 오빠 곁에 가니 오빠가 날 다독여줬어

내가 슬퍼하니까

혼자 있는거 같아?

하며 아니라고 해줬어

오빠도 늘 같이 있다고 해줬어

꿈에서처럼 오빠가 날 지켜볼 수는 있는 걸까 생각해봤어


만약 그렇다면 잘 지내는 모습 보여주고 싶은데

요즘따라 더 망가진 것 같아 너무 미안해


일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슬프고 그리워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지 모르겠어


이제 나도 나이가 점점 드는데

오빠가 늘 아이처럼 챙겨준 탓에 아직도 아이같아서 걱정이다


그래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좀 더 씩씩하게 잘 지내볼게


오빠도 위에서 잘 지내고 잘 지켜봐주고

아직도 가족들이, 친구들이 오빠 많이 사랑하고 기억하고 있다는거 알아줘


오빠는 참 행복한 사람이야 알지?

너무 고마웠고 사랑했고

지금도 여전히 고맙고 사랑하고 보고싶어


가끔 시간나면 어제처럼 종종 꿈에 나와줘


그리고 올 한해 어떻게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떨어져 보낸 한 해

둘 다 너무 고생했고

새해에는 좀 더 행복하길 바래

새해 복 많이 받아!


오빠 기일 꽃
찌니워니꽃 & 오빠친구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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