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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우리 Jun 17. 2022

교사를 하면 안 되겠다.  나는 못하겠어 (1)

내 잘못 맞아요, 나로 인해 생긴 첫 안전사고


 블로그에 업로드해왔던 입사 이후 약 5개월간의 교사 성장일기 비축분이 끝이 났다. 이제는 내가 그때 그때 느끼는 감상과 에피소드를 위주로 성장일기를 업데이트해 나가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브런치에서 처음으로 실시간으로 작성하는 글은 조금 더 희망찬 글이 되기를 바랐는데, 어떤 의미로는 기념비적인 사건을 이 글에 담아보려 한다. 이번 주에 교사생활 처음으로 나로 인해 커다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낮잠 시간에 노트북을 이용하여 알림장을 쓴다. 수업 주가 끝나면 맞이하는 보조 포지션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번 주는 내가  역할을 담당했었다. 그리고 이번  어느 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1시간 내로 알림장을 쓰고, 슬슬 일어나는 아이들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머리를 묶어주고 있을 즈음이었다. 아직 자고 있는 아이들이 2-3 남아있는 터라 블라인드가 내려진 살짝 어두운 교실의 상황이었고.


2 50분쯤 일어난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머리를 묶어주는 중이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소리가 났다. '아앙' 우는 아이의 울음소리였다. 나는 그게 어떤 상황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든 동작을 일시 정지하고  멀리 있는 아이에게로,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달려갔다. 내가  것은 엎드려 있는 아이와  위에 올라타려는   위에 손을 올리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었다. 빠르게  아이를 분리하고 엎드려 있던 우는 아이를 안아 올려 얼굴부터 확인했다. 밀어서 넘어진 상황 같아 얼굴을 부딪혔을까 . 다행히 크게 빨갛거나 부어오르거나 긁힌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서럽게 우는 아이를 안아 들어 빠르게 달래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의 잠을 일찍 깨우지 않기 위해, 그리고 넘어져 놀랐을(결과적으로, 놀란  아니라 정말 아파서 우는 것이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서였다.


 의외로 아이는 나의 토닥임에 거의 10 이내로 울음을 멈추었고, 나는 친구를 밀어 넘어뜨린 아이에게 다가가 짐짓 낮은 목소리와 차가운 눈빛을 하고 말했다. "친구를 밀면 어떡해. 친구 미는  아주 불편한 거야. 미안해- 해주세요.' 아이는 나의 동작을 따라  아이의 팔을 쓰다듬었다. 아직 언어 표현이 서투른 월령의 아이이기 때문이다. 잠시 , 친구를  아이가 다시  아이에게 다가가 배를 손바닥으로 때리는 모습을 목격했다. 빠르게 아이 손을 잡고 너무 불편한 거라고. 친구 때리면  되는 거라고 설명했다. 그와 동시에 같은 학급을 운영하시는 동료 선생님이 교실로 복귀하셨다.


 A가 B를 조금 전에 밀어서 넘어트렸고, 그래서 B가 울었다. 그런데 방금 전에 또다시 B를 때렸다.라고 전달을 했다. 요즘 A가 원 생활에 적응을 해서 그런 것 같다며 간단히 걱정하고 일이 일단락되는 줄로만 알았다. 한 점 부끄럼 없이, 나는 정말 그게 다인 줄 알았다.


오후 놀이터 시간이 되어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을 , 선생님께서 B 배변을 했으니 기저귀를   놀이터로 데려오시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잠시 , 선생님이 B 안아 들고 다급하게  쪽으로 오셨다.


"선생님 B 여기에 이거 뭐예요? 무슨 일 있었어요?"




심장이 떨어지는 게 이런 느낌일까. 윗 옷을 들어 올려 상처부위를 보여주시며 다가오시는 선생님, 정확히는 그 상처부위를 보인 아이를 바라보며 나는 앞이 캄캄해짐을 느꼈다. 설마.. 설마.. 아니겠지. 아닐 거야. 그리고 말했다. 처음 본다고. 이게 뭐냐고. 아까 A와의 일을 다시 정확히 말해달라는 말씀에 숨이 턱 막히며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고해성사하듯, 정확히는 당혹스러운 마음에 횡설수설하는 목소리로 전달을 했다. "아까 A가 B를 밀어서 넘어뜨렸는데, 그때 등을 짚고 있었어요. 혹시 그때 민 게 아니라 잡고 물었던 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울음소리 들리자마자 달려가서 본 상황은 B가 이렇게 엎드려 있는 상황이었고, 바로 분리했었고요."


 영양가 있는 답변은 아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금 애 몸이 이러니까. 옆에서 보시는 다른 반 선생님도 걱정 어린 말씀을 얹으셨다. "집에서 생긴 상처 아니야?",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이미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고, 절대 집에서 난 상처가 아닐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그 가정의 부모님께서 저렇게 큰 상처가 가정에서 났다면 전달해 주지 않으실 리가 없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상처의 상태는 생각보다 처참했다. 잇자국 여러 개와 손가락 3,4개로  번에 긁은 자국도 보였다. 내가  상황에 물림은 없었는데, 아니 엎드린 아이의 옷이 들춰진 상황도 아니었기에 감히 물림 사고라고는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것이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답을 찾을 길이 없으므로 메이트 선생님은 우선 아이 응급처치부터  , 부모님께 전화하기 이전에 나에게 다시 다가오셨다.


"선생님, CCTV 볼 건데 그때가 정확히 몇 시 몇 분이었어요?" 그리고 답했다. "2시 50분에서 55분 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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