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서 9장
전쟁이 끝났다는 말은
천천히 퍼졌다.
먼저 장계에 적혔고,
그다음에
사람들의 입에 올랐다.
승리라는 표현은
조금 늦게 붙었다.
마치
확신하지 못한 말처럼.
조정은
지체 없이 움직였다.
공은 나뉘었고,
손실은 계산되었으며,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말들이
이미 오가기 시작했다.
전장은
사람들의 시야에서
빠르게 멀어졌다.
그러나 몸에는
아직 피로가 남아 있었고,
밤마다
칼이 부딪히는 소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청룡은
다시 왕의 곁으로 돌아갔다.
그는 전장을 설명했고,
확대하지 않은 이유를 말했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말하지 않았다.
태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묻지 않았고,
되짚지도 않았다.
“여기까지다.”
그 말로
전쟁은
정리되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궁 안에서는
사람의 흐름이
조용히 달라지고 있었다.
누군가는 자리를 옮겼고,
누군가는
기록에서 사라졌다.
설명되지 않았지만,
기류는
분명히 바뀌고 있었다.
누구도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정도전은
아직 전쟁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이제 막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나라에 머물러 있었다.
이방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드러낼 이유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칼은
집어넣어 졌다.
그러나
어디에 있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전장에서 돌아온 사람들 중
누구도
궁으로 불리지 않았다.
윤검도
그중 하나였다.
포상은 없었고,
책망도 없었다.
이름은
기록에 남지 않았다.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취급되었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아직 칼의 감각이 남아 있었다.
그 감각은
사라지기보다
자리를 찾고 있었다.
그 칼은
왕의 것도 아니었고,
사신무의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에게서
넘겨받은 것처럼
무거웠다.
전쟁은
끝났다고 기록되었다.
그러나
칼은
아직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윤검은
그 칼을
잠시 내려다보았다.
그 칼이
자신을 향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