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창가에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유리에서 한 번 흔들린 빛이
방 안으로 스며들며
어둑한 공기를 조용히 걷어낸다.
따스한 결이
오늘을 조금 더 환하게 열고 있었다.
차의 향기가
김을 품어 천천히 번진다.
목 아래에 남는 온도는
밤새 굳어 있던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놓는다.
첫 모금의 작은 온기가
불안의 그림자를 밀어내듯
잔잔하게 퍼져간다.
창문 위에 남은 습기 자국,
손끝으로 가볍게 그어본다.
물결 같은 흔적이
빛을 나누어 가지며 떨렸다.
창밖은 매일 바뀐다.
비는 잠깐 흔들리고
눈은 햇살 아래서
느리게 녹아 사라진다.
그러나 창 안의 나는
늘 같은 자리에서
어제보다 아주 조금 더 따뜻하게
아침을 맞는다.
변하는 건 바깥이었고
변하지 못한 건 나였다.
그 사실이
묘하게 쓰라렸지만,
빛이 들어와도
곧 사라지는 온기처럼,
나도 누군가의 하루에서
이렇게 스쳐 지나가는 존재일까.
그 생각이
잠깐 가슴을 날카롭게 베어 지나간다.
하지만 그 쓰라림조차
햇빛에 닿은 솔기처럼
서서히 풀린다.
작은 균열로
빛이 더 깊게 스며드는 법,
마음의 환함도
그렇게 시작된다는 걸 안다.
식탁 모서리에 걸린
작은 그림자 하나.
그 애매한 어둠마저
오늘의 일부라 여겨보며
조용히 숨을 고른다.
손끝에 남은 온기로
유리창에 짧게 적는다.
오늘도
괜찮게,
조금 더 따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