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어미의 마음이란
12화 강아지 미음 편
어제의 오전 일과도 그저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며 아들 등굣길에 복동이(강아지 이름)를 데리고 나갔다. 아들을 보내고 오전 산책 응가할 시점에 복동이가 갑자기 사료를 토해버렸다. 토하고 연이어 눈옆이 부어오르고,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긁었다. 힘이 들었는지 계속 안아달라는 15킬로 나가는 개아들을 안고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하며 나는 몸에 땀이 없는 사람이 아니구나를 몸소 실감했다. 내 옷은 복동이의 털과 내 땀으로 뒤범벅이 됐고, 복동이는 애쓰는 엄마 마음을 알았는지 다행히 안정감을 찾았다.
집에 와서 긁지도 않고, 부은 눈도 가라앉아서 일시적인 것이라 여겨 안도했다. 오후 3시쯤 배고파하는 복동이에게 닭가슴살 넣은 미음을 끓여줬다. 얼마나 맛있게 잘 먹던지 안심하고 아들 치과 예약이 있어 잠시 외출했다. 그 몇 시간 사이 복동이가 온몸을 긁고, 눈이 점점 충혈되고 있다는 남편의 다급한 전화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복동이를 안고 병원에 데리고 갔다. 성견 입양 1년 차 초보 엄마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언제나 심장이 벌렁거린다. 어떤 보호자든 마찬가지 일 테지만. 입양 후 만성구토로 장기간 병원 치료를 했었고, 처방식과 물 이외 아무것도 주지 않은 채 몇 개월을 지냈었다. 다행이다 싶을 때 방심하고 입에 맞는 음식과 간식을 해주고 싶어 난리였으니. 어쩌면 나도 자식 입에 뭐 하나라도 넣어 주고 싶은 보편적인 어미였던 것이다. 고기와 간식을 바라는 복동이 눈에 응하지 않는 법을 알았어야 했다. 그것도 사랑인데.
알러지성 가려움으로 주사 2대, 나흘 치 안약과 일주일치 가루약을 처방받았고, 다시 처방식 사료와 물 이외에 모든 간식과 더불어 산책도 약 다 먹을 때까지 금지되었다. 몸이 회복되어야 알러지 검사도 가능하다고 하니 한 달 정도 관찰을 잘해야 된다고 한다.
“우리 복동이, 우리랑 함께 한 지도 곧 있으면 1년이라 엄마가 생일상 준비하고 있었는데. 잘 견뎌내 보자. ”
초보 엄마는 오늘도 사료 한 알을 집어 외면하는 복동이 입에 넣으려고 애쓴다.
“ 이제 약 먹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