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를 어찌 설명해야 할까
한순간도 무지의 베일*을
가정해 보지 못했을 너에게
고개를 숙여봐
이 좁은 공간에도 사람들이
살아, 숨 쉬고 있어
어제는 산불이 크게 났고
이런저런 무책임한
생각들을 헤아리다가
아, 나는 아직
태우기 좋은 몰골
불이 나를 땔감으로 삼을 때
무슨 생각이 들까
무슨 모양일까 그 세계는
타들어 가는 자는
귀가 없어서 들을 수가 없다
태어나 보니 그랬고
그들에게 선택지는 아무것도
불길에 휩싸인 공간
발을 디딜 수 없어
믿을 수 있니
그럼에도 악착같이
뛰어 들어가는 자들이 있고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체
잿더미를 움켜쥐고 울부짖다가
이내 함께 덮어쓰는
그런 세계가 정말,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