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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y Do Jan 19. 2021

S2. <사부작 사부작>과 용천 3리 마을

올해의 사부작 사부작이 나아갈 방향성과 작년을 정리해보고자, 1월 9일 사부자기 이경아 영상감독님과 줌으로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사부작사부작은 10명의 참여 예술인들이 함께하고 있기에 모두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대략적으로 우리가 그려볼 수 있는 것들을 나눠보았습니다. 그 2-3시간 동안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는 이야기들이 정말 많이 오고 갔습니다. 


작년에 우리가 사부작사부작 해왔던 일들이 경아님과 경아님의 어머님을 통해 용천3리 마을 주민분들께 따뜻한 창작 활동들을 하는 공동체로 알려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나아가 정말 감사하게도 마을 내에서도 우리와 같은 젊은 청년들이 예술을 틔워내고 마을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들을 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주셨다고 합니다. 근래에 들은 소식들 중 가장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우리의 터전이 되어준 양평의 자연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고 그곳에서 얻은 공동체로서의 깨달음을 다양한 형태의 예술적 창작을 포함한 결과물들로 재탄생시켜, 많은 이들에게 나누고 싶어 졌습니다. 


코스모스와 가을꽃들이 만발한 용천3리 하심지의 가을   Photo by 사부자기 이경아 


작년의 활동들을 돌아보고 경아님이랑 대화를 나누며 많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고, 이런저런 기획안들도 작성해보며 동시에 연락이 닿은 사부자기들에게 먼저 경아님과 나누었던 이야기와 나의 생각을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기에, 가능한 소수의 사람들끼리 먼저 장비치 작가의 작업실에 모여 깊이 있는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마을의 현황, 공동체로의 마을, 우리가 취해야 할 접근의 태도, 창작의 형태, 사부작사부작의 목적 등 우리가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할 많은 주제들의 발제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작년보다 조금은 진중하게 책임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만큼, 가장 먼저 모든 멤버와 한자리에 모여 그들의 의사와 생각을 솔직하게 열어두고 대화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16일을 기준으로 더욱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방침 준수를 위해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날짜를 확정하기란 쉽지 않았고, 때마침 사부자기 조령익 디자이너의 생일을 맞아 줌 생일 파티를 진행하며 내용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정말 요상한 이 공동체는 어느 한 명 ‘싫다. 어려울 것 같다.’라는 대답을 내놓지 않았고, 모두가 ‘나는 너무 함께하고 싶다. 다만, 나의 상황은 이럴 수 있는데 괜찮을까?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될까?’라고 되물어 주었습니다. 든든한 이들이 있어서 제가 제 자신을 지속해나갈 수 있고, 어느 곳에서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두렵지 않았나 봅니다. (이제 사부작 사부작은 마치 또 다른 저의 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상하게도 사부자기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항상 미친 듯이 추억하고 싶고, 지칠 때 언제든 그 시간들로 잠시 돌아갔다 오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공동체입니다.)


사부자기 장비치 작가의 작업실에서의 회의
사부자기 조령익 디자이너의 줌 생일파티


그래서 올해는 이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과 용천 3리 마을 공동체와 소통하고 협력하며 더 깊이 있게 마을을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시, 워크숍, 설치, 영상제작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질 사부작 사부작의 창작이 마을에 시나브로 스며들어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길 바랍니다. 나아가, 그곳에서의 우리의 창작 이야기와 함께한 자연의 모습을 서울에서도 시각적 형태로 나눔으로 또 다른 청년예술가들에게 응원과 토닥임으로 다가갈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부작 사부작의 참여 예술인들이 마을 공동체를 인지하고 소통하며 공동체로서의 본인들의 의미를 알아갈 수 있는 협업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그 과정에서 촉발될 감정과 지식의 교류와 확장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앞으로 물론 올해 진행되는 이야기들도 전달하겠지만, 때때로 2020년 함께 보냈던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대해서도 회상하는 시간도 가져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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