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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 Mar 20. 2023

비록 별똥별은 보지 못했지만

WWOOF: 영국 시골농장 여행기 #8


일 년 중 가장 많은 별똥별이 내린다던 어느 밤, 밖으로 나가 별똥별을 기다렸다.



약간의 지루함에 별자리를 구경하기 시작하던 찰나 갑자기 시야 끄트머리에 밝은 빛이 아주 잠깐 보였다 사라졌다. 별똥별이었다.


하지만 별똥별을 보았다고 하기엔 애매했다. 그저 유난히 밝은 빛이 두 눈에 느껴진 게 다였다. 나는 본 것도 안 본 것도 아닌 듯한 기분에 한 번만 더 별똥별을 떨어트려달라고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던 중 조금 전 봤던 별자리가 또다시 눈에 들어왔고 별이 비추는 강한 빛과 수를 놓은 듯한 균일한 간격에 감탄했다. 아름다움은 움직이지 않는, 멈춰있는 별들로 충분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나의 안전을 기도하며 108번의 절을 올렸다는 엄마와 노란 은행잎으로 가득한 가로수길을 함께 걷고 싶었다던 친구떠올랐다.


어떤 마음은 너무나도 반짝거려 별로 만들어 매일 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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