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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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동아리를 이야기할 차례네. 역시 교내 활동의 꽃은 동아리지. 동아리 중에는 교내 사람들과 활동하는 흔히 생각하는 동아리와 타 학교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는 연합동아리가 있는데, 연합 동아리는 나중에 ‘대외활동 part’에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교내에 한정된 동아리를 다룰게.
먼저 작은 단위부터 생각해보자. 대학교를 가면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들은 과 선배들과 과 동기들이야. 오티나 오티를 가지 않더라도 전공수업이 겹치니까. 그런 사람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과 동아리가 있어. 우리 학교만 그런 건지 잘 모르겠는데, 소모임이라고 그러기도 해. 이 소모임은 관심 있는 분야의 소모임을 들어가도 좋지만, 제1의 목적은 과 사람들과의 친목 도모이기 때문에 친한 친구나 선배, 혹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는 소모임을 들어가는 것을 추천할게. 근데 좋아하는 이성을 쫓아서 소모임을 선택하는 건 반대야. 둘이 잘 될지, 안 될지도 모르겠고, 둘이 잘 된다 하면, 더 문제야. 거의 대학 입학 후 첫 연애일 텐데, 둘이 결혼할 것도 아니고, 깨지면 둘 중 한 명이 소모임을 나가야 되는데, 누가 나갈 거야. 안 나가면 안 되냐고? 안 나가도 되지. 안 나가고, 매 모임마다 마주치고, 뻘쭘하고. 본인들 뻘쭘한 거야 자업자득이라고 쳐. 그럼 주변 사람들은? 어렵지? 마음에 드는 사람 있으면, 소모임 따라붙는 거 말고, 다른 방식으로 노력해봐.
나 같은 경우에는 신입생 시절에 경영연구학회 소모임에 들어갔어. 당시에 술에 미쳐서 놀던 모습을 본 동기들은 의외라고 생각한 정도가 아니었지. 아예 믿질 않았어. “네가 거기 들어갈 거라고? 안 믿어~” 이런 반응이었지. 공부보다는 술에 가까운 이미지였던 거지. 실제로 그랬었고. 술자리를 그렇게 좋아하고, 같이 놀던 친구들이랑 같은 소모임 들어가서 같이 술 마시고 싶어 할 것 같은 내가 왜 저 학회를 선택했을까? 그때, OT에서 발표하는 회장 모습에 정말 반했는데, 거기다가 그 형이 창업하고 있다는 걸 알고, 바로 ‘그 형이랑 친해져야겠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그 소모임 들어갔어. 그래서 결국 그 형이랑 엄청 친해졌지. 그리고 거기 들어가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의외로 재미도 있어서 진짜 후회 없는 선택이었지.
이제 소모임이 아니라 진짜 동아리에 대해서 이야기해 줄 차례다. 동아리는 운동, 노래, 게임 등의 취미, 흥미 위주 동아리랑 광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같이 각종 전문적인 분야를 바탕으로 하는 동아리가 있어. 아 여기에 추가적으로 봉사 동아리까지. 취미 위주의 동아리를 취미 동아리, 뭔가를 배우고, 커리어에 도움될 것 같은 동아리를 전문 동아리라고 하자. 봉사 동아리는 따로 치고. 그럼 각각 설명이랑 장단점 조금 얘기해볼게.
취미 동아리. 뭔가 떠오르는 게 있어? 보통 들어가고 싶은 동아리지. 나는 대학 들어가기 전에 힙합에 빠져서, 가사도 써보고, 곡도 만들어보고, 공연도 해보고 싶었어. 그래서 흑인음악 동아리에 들어갔지. 유명한 래퍼를 무려 3명이나 배출한. 근데 당시 여건이 안돼서 거의 활동도 못하고 나왔어. 이런 취미 동아리는 굳이 네가 잘하는 거 이런 거 생각하지 말고 진짜 하고 싶은 걸 선택해. 내가 뭐 랩을 잘하니까 거길 갔겠어? 해보고 싶어서 갔지. 만약에 춤 배우고 싶으면 춤 동아리 들어가고. 가서 1년 동안 선배들한테 배우고 같이 연습하다 보면 어느 정도 잘하게 되겠지. 동아리를 고를 때, 네가 원래 취미로 하던 것과 관련된 동아리를 들어가는 데는 거부감이 없겠지만, 새로운 걸 하는 동아리는 결심하기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은 착해서 잘 가르쳐주고, 못한다고 비웃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까 겁먹지 말고 도전해봐. 갔는데 못한다고 비웃거나, 기분 나쁘게 하면 그때 나와도 되지. 취미 동아리 관련해서는 웹툰을 좀 추천해줄게. ‘소심한 팔레트’는 대학생 그림 취미 동아리 얘기인데 재미있더라고.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 안 할게. 괜히 스포일러 될 수도 있으니까. 진짜 재밌으니까 한번 봐봐.
취미 동아리를 조금 나눠 보자면, 경기, 공연, 오락 동아리 3가지로 나눌 수 있어. 취미 동아리도 너무 많아서 한 번에 다 묶기는 어려우니까, 저 3가지로 나눠서 설명해볼게.
경기형 동아리. 대충 알겠지? 스포츠 동아리가 대부분 여기에 속할 거야. 농구 동아리, 축구 동아리 등등. 스포츠 동아리 말고도 다른 동아리들이 있나? 잘 생각이 안 나네. 일단 경기 있고, 대회 있는 동아리들이 경기형 동아리야. 그런데 일반적으로 그런 스포츠 동아리를 여자가 들어가면 운동같이 동아리의 주 활동은 남자들이 주로 하고, 여자들은 매니저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을 거야. 그러니까, 경기형 동아리는 들어가기 전에 여자들도 네가 원하는 활동을 하는지 한 번 알아보는 게 좋아. 만약에 여자인데 ‘딱히 활동하기는 싫은데, 사람들이랑 친해지고는 싶다’는 생각이 있으면, 강추야.
경기형 동아리의 장점은 뭘까? ‘단합이 잘 된다’ 사회학 이론 중에서도 있잖아. 대립하는 집단이 있을 때, 내부적으로 단합이 잘된다고. 경기형 동아리는 항상 대립하는 집단이 있기 때문에, 단합이 잘 될 수밖에 없지. 그러니까, 사람들끼리 엄청 친하고. 동아리에는 친목도모의 목적도 큰데, 그런 점에서 최고지.
두 번째 장점은 ‘재밌다’ 물론 안 재밌는 동아리가 어디 있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 그런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외향적인 사람들이 많아. 성급한 일반화라고 할 수도 있는데, 대학교에서 수많은 동아리 중에서 굳이 운동을 택하는 걸 보면 보통 외향적이더라고. 외향적인 사람 많은 집단에서 어울리다 보면 금방 친해지고, 재밌을 거야.
그런데 단점이 없을 리가 없겠지? ‘배울 것이 상대적으로 적다’ 사람들이 좋거나,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 속해있는 건 별개의 문제로 두자. 그건 동아리의 종류가 아니라 전국의 모든 동아리가 케바케이니까. 동아리 활동만으로 한정하자면, 가장 배울 게 적은 건 사실이지. 경기형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너의 전공이 뭐 농구나 축구, 이런 건 아닐 거잖아. 관련 학과면, 예외긴 해. 나는 경영학과랑 산업공학과를 복수 전공하고 있는데, 농구를 하다가, 내 진로 관련된 뭔가를 얻기는 쉽지 않겠지? 그런데 내가 광고 동아리나 영어 회화 동아리 같은 데를 들어가서 열심히 활동하면 내 커리어랑 관련해서 뭔가를 더 많이 배울 수 있겠지? 그건 취미형 동아리가 다 마찬가지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오락형 동아리는 그렇다 쳐도, 공연형 동아리는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거야. 다음에 더 이야기해줄게.
다음은 ‘술 문화가 조금 빡세다’ 나도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보통 운동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 중에 좋아하고, 잘 마시는 사람이 많더라고. 술을 좋아해도, 자기가 마시고 싶은 대로 먹는 거랑 술 문화가빡세서 많이 마시는 분위기 때문에 먹는 거는 다른 거니까. 그래도 요즘에는 술 강요하는 문화도 사라지는 추세니까 괜찮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