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21.
내 자신이 막연한 딩크족이라 생각할때즈음
드라마에서나 보던 명백한 두줄을 만났다.
처음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
상상했던 것 처럼 드라마틱하게 감격스럽진 않더라.
계획하지 않았기에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고,
간절하게 바랐던 적은 없지만 묘한 설렘이 생겼다.
축하받아야 할 것 같았고
감히 감사하지 않으면 죄스러울 것 같았다.
이 작은 세포덩어리가 작은 숨을 쉴때까지
마음졸이게 되고, 열달 내내 내몸이 내몸이 아닌것을 느꼈다.
어느 드라마에서 아이를 열달동안 품는 것은
엄마에게 엄마가 되는 마음의 준비를 하는 기간을 주는 것이라고도 하던데,
임신과 출산을 겪고 아기를 만나 내가 느낀것은 엄마가 되는 준비는 열달동안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아마 평생을 줘도 부족할 것이라는 것.
나는 오늘도 엄두가 안나는 육아로 하루를 보냈다.
나의 글서랍이 나에서 우리의 아기로 주제가 변환되는 시점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