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너와 함께한 두 달 동안

느낀 점 몇 가지

1. 그 흔한 성장달력이나 성장카드 같은 것도 없고, 사진 꾸미기 어플도 잘 모르지만 엄지만 있으면 되는 인스타그램 열심히 하는 엄지족 엄마니까 sns에 기록해볼게


2. 매일 보니 잘은 모르지만 이제는 목욕통에 점점 가득 차는 네 몸을 보면, 그동안 꽤 많이 컸구나 느낄 수 있다.


3. 흐엉 으으 으유 으그 와 같은 옹알이를 한지도 꽤나 되어 맞장구를 치고 있자면 이게 늑대들 아우아우 하는 대화 같기도 하다.


4. 선물 받은 옷 대부분이 75 사이즈인데 타이트해지고 있고, 작게 나온 옷은 다음 목욕시간부터는 못 입힐 것 같다. 오늘은 중학교 동창 화진이가 센스 있게 선물해준 도톰한 겨울용 내복을, 심지어 사이즈가 85이기 까지 한 그것을 입혔는데 조금 큰 듯싶지만 소매를 접어 입히니 낙낙하게 잘 맞았다.


5. 아기를 낳으러 갈 때는 맨다리에 원피스를 입고 병원에 갔었고, 조리원에서 나올 때는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어제는 서울 기온이 모스크바보다 낮았다고 했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꼭 네가 잘 때만 골라서 동파방지 안내방송을 하는 것 같다.


6. 오래된 아파트라 작년엔 살짝 춥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남편 퇴근 후에 아기 목욕시킬 때 외풍이 좀 심한 거 아닌가 걱정부터 된다. 작년엔 이렇게나 황소바람이 들어오는 줄 몰랐다.


7. 산후도우미 이모님이 계실 때는 유튜브로 동요도 많이 틀어 줬는데, 요즘은 사람 말소리가 그리워 주야장천 라디오만 틀어놓으니 너한테 이래도 되나 싶다. (라디오는 역시 엠비씨...)


8. 혼합으로 시작해서 완분으로 끝날 줄 알았던 수유는 어찌하다 보니 모유수유 완모 중이다. 요새는 유축도 없이 완모 중...


9. 아기 낳고 병원에서 조리원 갈 때 이틀 동안 5kg가 빠지고, 조리원에서 집에 갈 때 보름 동안 5kg가 빠졌는데 어찌 된 일인지 집에 와서는 한 달 반 동안 2kg 밖에 안 빠졌다. 너는 살이 오르는데 나는 내려야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니더냐. 그리고 아직 8kg 남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10. 어찌 됐건 네가 이렇게 예쁘게 웃고, 건강하게 자라고, 우리 셋이 행복하면 된 것 아니겠나. 나 닮은 구석은 하나도 없는 줄 알았는데, 머리카락 컬러, 눈썹 모양, 웃는 표정 작은 구석 하나하나 나 닮은 곳을 발견(발굴하는 마음으로)하는 중이다.


#60일기록 #60daysold #내째끠의예쁨 #육아일기 #엄마일기 #엄마일기장

이전 03화 건망증은 예외가 없었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