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선 후 나는 무언가 달라졌다.
겉으로 보기엔 똑같았다.
여전히 아침 6시에 일어나고, 헬스장에 가고, 식단을 지켰다.
하지만 마음이 달라져 있었다.
예전에는 운동할 때마다 생각했다.
'그가 보면 후회할 거야.'
식단을 지킬 때도 '그가 보면 놀랄 거야.'
립스틱을 바를 때도 '그가 보면 예쁘다고 할 거야.'
모든 것이 그를 향해 있었다.
근데 무너졌다 일어선 후에는 달랐다.
운동할 때는 '나를 위해서'였고,
식단을 지킬 때는 '내 건강을 위해서'였고,
립스틱을 바를 때는 '내가 기분 좋으니까'였다.
작은 차이 같지만 완전히 달랐다.
어느 날 헬스장에서 거울을 봤다.
러닝머신 위에서 땀 흘리며 뛰는 내 모습. 예뻤다.
그런데 이번엔 '그가 보면'이 아니라 '나 진짜 멋있네'였다.
그 차이를 느끼는 순간 나는 웃었다.
친구가 물었다. "요즘 왜 이렇게 좋아 보여?" "응?" "뭔가 달라.
예전보다 더 밝아진 것 같아."
"그래?" "응. 예쁜 건 예전에도 예뻤는데, 지금은 뭔가... 빛나."
빛난다고. 그 말이 기뻤다.
왜냐하면 나도 느끼고 있었으니까.
내가 변했다는 걸.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던 내가
이제는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걸.
물론 완벽하지 않았다.
여전히 가끔 그가 생각났다.
그의 메시지를 읽고 또 읽기도 했다.
"역시 너밖에 없어."
그 말에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무너지지는 않았다.
대신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정말 그 사람을 원해? 아니면 외로움이야?"
대부분은 외로움이었다.
그래서 핸드폰을 내려놓고 운동화를 신었다.
헬스장으로 갔다. 땀을 흘렸다.
그러면 외로움이 조금 나아졌다.
한 달쯤 지났을 때 그에게서 또 연락이 왔다.
"요즘 어떻게 지내?" 예전 같았으면 1초 만에 답장했을 것이다.
근데 이번엔 하루를 기다렸다.
그리고 간단하게 답했다. "잘 지내." 그게 전부였다.
"만날 수 있어?" 그가 물었다. 나는 고민했다.
만나야 할까? 만나면 또 무너질까? 며칠을 생각했다.
그리고 답했다. "아직은 아닌 것 같아."
"왜?"
"나한테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사실이었다.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그를 만나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단단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게 괜찮았다.
서두를 필요 없었다.
나는 내 속도로 가면 됐다.
두 달쯤 지났을 때 체성분 검사를 다시 받았다.
숫자들이 달라져 있었다.
체지방은 줄었고 근육량은 늘었다. 트레이너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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