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강하고 담대하라

by 정혜영작가

#17. 강하고 담대하라


보톡스와 필러 시술 후 내 얼굴은 확실히 생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거울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깨닫는 것이 있었다.

외적인 변화가 주는 기쁨은 순간적이라는 것.

나는 내가 왜 이렇게까지 나를 바꿔야 했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마주해야 했다.

사실 나는 겉으로는 강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의외로 겁이 많고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내가 정말 '착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저 만만하고 바보 같았다.

두려움도 많았고 누구와 싸우는 것도 싫고 사이가 멀어지는 것도 싫었는데,

유독 주위 사람들하고 다툼이 많았다. 이상했다.

나는 싸우기 싫어하는데 왜 자꾸 싸움이 생기는 걸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제가 만만하게 보이나 봐요?"

그들은 "아니요, 전혀요"라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알았다.

그렇게 나에게 시비를 거는 건 결국

내가 만만해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내가 그렇게 멍청하게 착했으니

내가 만난 남자는 얼마나 나를 우습게 봤겠는가.

제 멋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겠지.

전화 차단하고, 막말하고, 무시하고.

그래도 전화하면 나올 거라고.

그리고 실제로 나는 나갔다.

"착한 여자는 대접받지 못한다."

이 말이 가슴에 박혔다.

나는 평생 착하게 살았다.

양보하고, 이해하고, 참았다.

그런데 그 결과는 뭐였나?

사람들이 나를 더 존중했나? 아니었다.

오히려 더 함부로 대했다.

나는 이 진실 앞에서 더 이상 과거의 나로 살지 않기로 했다.

외모를 바꾸는 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나는 내면부터 강하고 담대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매일 한 문장을 되새기기 시작했다.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말라."

처음엔 어색했다.

나는 강하지도 담대하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계속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 보면서, 헬스장 가면서, 잠들기 전에.

주기도문 하듯이 입에서 계속 되새겼다.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고 놀라지 말라."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어느 날 누군가 나에게 무례하게 굴었다.

예전 같았으면 "괜찮아요"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기분 나쁘네요."

그 말이 내 입에서 나왔다.

상대방은 당황했다.

"아, 미안. 농담이었어." "농담이라도 기분 나빠요."

"알겠어. 미안해."

그리고 그 사람은 다시는 나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작은 변화였지만

나에게는 큰 변화였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정혜영작가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신춘 문예 등단 작가 주영. 감성과 상징, 인간의 내면의 이야기를 쓰며 글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상처와 회복 사이의 여정을 기록합니다.

8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5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2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7화#16.똥차 가고 벤츠 대신, 내가 벤츠가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