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다
2권 에피소드 1
상담실 문이 열렸을 때, 나는 그녀를 단번에 알아보았습니다.
6개월 전 이 자리에 앉아 4년간 자신을 갉아먹은 남자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던 H 씨였습니다.
그때 그녀는 "그 남자가 저를 차단했어요.
이제 끝인가요?"라고 물었고, 나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녀가 다시 상담실에 앉아 있었고, 그녀의 얼굴에는 6개월 전과는 다른, 그러나 여전히 지쳐 보이는 표정이 어려 있었습니다.
"선생님, 저 또 왔어요."
그녀는 쓸쓸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6개월 전에 여기 와서 그 사람 이야기하고 나서, 정말 잘 지냈거든요. 아니, 잘 지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6개월 전 상담받고 나서 정말 달라졌어요. 그 남자 생각 안 했어요.
SNS도 차단했고, 전화번호도 지웠고, 그와 관련된 모든 걸 정리했거든요.
친구들이 '요즘 표정 밝아졌다'라고 했어요. 저도 그렇게 느꼈고요."
H 씨는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말을 이었습니다. "직장에서도 일이 잘 풀렸어요.
승진 제안도 받았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맡게 됐어요.
주말엔 요가도 다니고, 친구들도 자주 만나고, 책도 읽고요. '나 이제 괜찮은가 봐' 하고 생각했어요.
정말로요."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쯤이었나요.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문득 그 사람 생각이 났어요. '요즘 뭐 하고 있을까' 하고요.
처음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었어요. '별일 없겠지' 하고 넘어갔죠."
"근데 그다음 날도 생각나고, 그다음 날도 생각났어요. 퇴근길마다,
주말 아침마다, 잠들기 전마다 그 사람이 떠올랐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잘 지내고 있었는데, 분명히 그 사람 없이도 괜찮았는데..."
H 씨는 눈물을 닦았습니다.
"그러다가 2주 전에... 제가 먼저 연락했어요.
카톡을 보냈어요. '잘 지내시나요' 딱 그 한마디만요. 제 손이 멋대로 움직였어요.
보내고 나서 너무 후회했는데, 이미 늦었더라고요."
"다행히 답장은 안 왔어요. 읽음 표시도 안 떴어요.
아마 저를 여전히 차단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안심했어요. '휴, 다행이다. 이제 정말 끝이네' 하고 생각했죠."
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감쪽 말았습니다. "근데 3일 전에 답장이 왔어요.
'잘 지내요. H씨도 잘 지내시죠?' 딱 그것뿐이었어요.
근데 저는... 저는 그 문자를 받고 너무 기뻤어요.
미친 것 같죠? 4년 동안 저를 쓰레기처럼 대했던 사람한테서 온 단 한 줄의 문자에 제가 설레는 거예요."
"그 후로 제가 또 연락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날씨 좋네요'
'오늘 저녁 뭐 드셨어요?' 이런 말도 안 되는 대화들을요.
그 사람도 답장했어요. 퉁명스럽게, 짧게요. 근데 저는 그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어제 그 사람이 만나자고 했어요." H 씨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커피 한잔하자고요. 저는 '좋아요'라고 대답했어요.
약속은 이번 주말이에요. 그런데... 선생님, 저 뭐 하는 걸까요?
6개월 전에 그렇게 끊어냈는데, 이제 막 괜찮아지기 시작했는데, 왜 제가 다시 돌아가는 걸까요?"
그녀는 울먹였습니다. "저는 회복한 줄 알았어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