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
힘들었던 시간들. 자살 시도 후, 복수에 몰두했던 시간,
경제적으로 불안했던 시간. 그 모든 시간 동안 나를 살린 건 취미였다.
요가였다. 처음엔 다이어트 때문에 시작했다. 살 빼려고. 예뻐지려고.
하지만 요가는 그 이상이었다.
매트 위에 앉았다. 호흡했다. 들이쉬고, 내쉬고. 단순한 동작.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이 안 났다.
그만 생각하고, 복수도 생각하지 않고, 돈 걱정도 안 하고. 그냥 호흡에만 집중했다.
요가 수련이 깊어질수록 달라졌다. 몸만 건강해진 게 아니었다. 마음이 평온해졌다.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화가 나도 금방 가라앉았다.
'호흡하면 돼' 그 생각이 나를 지켰다.
나중에는 강사 자격증까지 땄다. 다른 사람들을 가르쳤다.
"호흡하세요.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세요."
내가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나에게도 필요한 말이었다.
두 번째 취미는 글쓰기였다. 처음엔 토해내고 싶어서 썼다.
힘든 감정들. 억울한 마음. 분노. 다 글로 썼다. 노트에, 블로그에, 브런치에.
쓰고 나면 후련했다. 마음속에 쌓여있던 게 빠져나가는 느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글로 토해냈다. 그리고 읽었다. 내가 쓴 글을.
'이게 내 마음이었구나.'
글을 쓰면서 나를 알아갔다.
내가 뭐에 화나는지, 뭐가 슬픈지, 뭘 원하는지. 글쓰기는 자기 탐구였다.
그러다 사람들이 읽기 시작했다.
댓글이 달렸다. "나도 그랬어요" "공감돼요" "위로받았어요"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다. 그게 또 나를 위로했다.
세 번째 취미는 타로였다. 우연히 시작했다.
친구가 타로 카드를 보여줬다. 예쁜 그림들. 신비로운 의미들. 궁금했다.
타로 책을 샀다. 카드를 샀다. 하나씩 의미를 외웠다.
나 자신을 위해 카드를 뽑았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이 선택이 맞을까?"
신기했다. 카드가 답을 주는 게 아니었다.
카드를 보면서 내가 답을 찾았다.
'아, 내 마음은 이거였구나.' '사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구나.'
타로는 거울 같았다.
내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 결정을 내려주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확인하게 해 줬다.
그게 좋았다.
네 번째 취미는 사주였다. 타로를 하다 보니 사주도 궁금해졌다.
내 사주는 어떨까? 내 적성은 뭘까?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사주명리학 책을 샀다. 어려웠다. 천간지지, 오행, 용신. 생소한 용어들. 하지만 재미있었다.
퍼즐을 맞추는 것 같았다.
내 사주를 봤다. '아, 그래서 내가 이런 성격이구나.'
'그래서 이런 일이 맞는구나.' 나를 이해하게 됐다.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 이게 틀린 게 아니라 나다운 거라는 걸.
다른 사람들의 사주도 봐주기 시작했다.
친구들, 지인들. "언니, 나 사주 좀 봐줘." 봐줬다.
"너는 이런 성향이 있어" "이런 일이 맞을 거야"
그들이 고마워했다. "그 말 듣고 위로받았어"
"나를 이해하게 됐어" 나도 기뻤다. 내 취미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
친구가 물었다.
"너 취미 많다. 요가, 글쓰기, 타로, 사주. 돈도 들고 시간도 들 텐데."
"응." "왜 해?" "살려고."
진심이었다. 취미가 나를 살렸다.
힘들 때 요가를 했다.
호흡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화날 때 글을 썼다.
감정을 토해냈다. 혼란스러울 때 타로를 봤다.
내 마음을 확인했다. 나를 모를 때 사주를 공부했다. 나를 이해했다.
취미는 도피가 아니었다.
치유였다. 성장이었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어느 날 후배가 물었다.
"언니, 취미 뭐 하세요?"
"요가, 글쓰기, 타로, 사주." "많네요." "응."
"전 취미가 없어요.
뭘 해야 할까요?"
나는 물었다.
"뭐 할 때 시간 가는 줄 몰라?" "음... 드라마 볼 때?" "그럼 그게 취미지."
"드라마 보는 게 취미예요?"
"당연하지. 네가 좋아하면 취미야."
"근데 드라마는 생산적이지 않잖아요."
"생산적일 필요 없어. 취미는 즐거우면 돼. 너를 쉬게 하면 돼."
취미에 대한 오해가 있다.
생산적이어야 한다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자격증을 따야 한다고. 아니다.
취미는 그냥 좋아하는 것이다.
내 취미도 처음엔 그냥 좋아서 했다.
요가도, 글쓰기도, 타로도, 사주도. 좋아서. 재미있어서.
위로받아서. 나중에 자격증을 땄고,
돈을 벌게 됐지만 그건 결과였다.
목적이 아니었다.
취미를 가지면 삶이 달라진다. 힘든 일이 있어도 버틸 수 있다.
'집에 가서 요가해야지'
'오늘 일기 써야지'
'타로 카드 뽑아봐야지' 기다리는 게 생긴다.
그리고 나를 알게 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떨 때 행복한지. 어떤 사람인지. 취미는 자기 탐구다.
지금도 나는 네 가지를 한다.
요가, 글쓰기, 타로, 사주. 하루에 조금씩. 요가 1시간,
글쓰기 1시간, 타로나 사주 공부 30분.
많아 보이지만 부담 없다. 왜냐하면 좋아하니까.
의무가 아니라 즐거움이니까.
취미가 나를 살렸다. 자살 시도 후에도,
복수에 미쳐있을 때도,
경제적으로 힘들 때도.
취미가 있어서 버텼다.
취미가 나를 치유했다.
당신에게도 말하고 싶다. 취미를 가지라고. 뭐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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