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의 명품이다

Part 2: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

by 정혜영작가

Part 2: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

건강이 최고의 명품이다


40세였다. 어느 날 허리가 아파왔다.

'좀 쉬면 낫겠지.' 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

병원에 갔다. "허리디스크네요." 충격이었다.

나는 아직 젊은데. 40대인데. 디스크라니.

주사를 맞았다. 물리치료를 받았다. 좋아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일시적이었다. 며칠 지나면 다시 아팠다.

목도 아파왔다. 병원에 또 갔다. "목디스크도 있네요." 허리에 이어 목까지. 내 몸이 망가지고 있었다.

두통이 시작됐다. 원인 모를 두통. 진통제를 먹었다. 하루에 두세 번. 그래도 안 나았다.

어지럼증도 있었다. 걷다가 비틀거렸다.

병원을 들락날락했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신경과, 내과. 어디를 가도 뚜렷한 원인을 못 찾았다.

"스트레스 때문일 거예요" "좀 쉬세요"

쉴 수가 없었다. 일해야 했다. 돈 벌어야 했다. 버텨야 했다. 진통제 먹고 버텼다.

2018년 새해가 밝았다. 다이어리에 새해 소원을 적었다. "허리 통증이 나았으면"

돈도, 사랑도, 성공도 아니었다. 그냥 허리 통증이 없어지기를 바랐다.

그게 전부였다. 그만큼 절박했다.

생각해 보니 대상포진을 앓고 나서부터였다.

40세 때. 대상포진이 지나가고 나니 허리 통증이 시작됐다.

왜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때부터였다.

허리 수술을 했다. 의사가 말했다. "수술하면 나아질 거예요." 기대했다. 드디어 안 아플 수 있겠구나.

수술 후 한 달은 좋았다. '아, 이제 괜찮구나!' 하지만 석 달 지나니 다시 아파왔다.

똑같았다. 아니, 더 심했다.

목 시술도 했다. 신경차단술. 아팠다. 하지만 참았다. '이거 하면 나아진다고 했으니까.'

시술 후 일주일은 좋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절망했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가 아팠다.

하루 종일 목이 뻐근했다. 두통약은 항상 가방에 있었다.

명품 가방을 보러 갔다. 예쁜 가방들. 하지만 관심이 안 갔다. '이거 사서 뭐 해. 아픈데.'

건강한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냥 걸을 수 있는 사람.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는 사람. 진통제 안 먹어도 되는 사람.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아프고 나서야 알았다.

친구가 물었다. "요즘 어때?" "아파." "아직도?" "응. 수술해도 시술해도 안 나아."

"그럼 어떻게 해?" "모르겠어. 그냥 살아." "힘들겠다." "응."

그렇게 몇 년을 살았다.

병원 다니고, 진통제 먹고, 아프다고 하소연하고. 그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완벽하지는 않다. 가끔 아프다. 하지만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된다.

지금 나는 PC 앞에 앉아 글을 쓸 수 있다.

몇 시간씩. 예전에는 10분만 앉아있어도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목이 돌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쓸 수 있다.

감기도 잘 안 걸린다.

예전에는 1년에 대여섯 번 감기 걸렸다. 면역력이 바닥이었다.

왜 좋아졌을까?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뚜렷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몇 가지는 바뀌었다.


첫째, 스트레스를 줄였다. 그 사람과 헤어졌다. 복수도 끝냈다. 경제적 불안도 줄었다.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니 몸도 편해졌다.


둘째, 요가를 꾸준히 했다. 매일은 아니어도 일주일에 서너 번. 스트레칭만 해도 달랐다. 몸이 풀렸다.


셋째, 수면을 챙겼다. 예전에는 불면에 시달렸다. 수면제를 먹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잔다. 7-8시간. 푹.


넷째,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감정을 토해냈다. 억눌렀던 것들을 글로 풀었다. 그러니 몸에 안 쌓였다.


다섯째, 진통제를 끊었다. 아프면 참았다. 아니, 정확히는 덜 아파졌다. 그래서 안 먹어도 됐다.


의학적으로 설명이 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경험은 이렇다.

마음이 건강해지니 몸도 건강해졌다.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수면이 좋아지고, 감정을 풀고, 몸을 돌보니 나아졌다.

수술이 답이 아니었다. 시술이 답이 아니었다.

진통제가 답이 아니었다. 답은 내 안에 있었다.

나를 돌보는 것. 나를 사랑하는 것. 그게 치유였다.

지금도 가끔 아프다. 날씨가 흐리면 허리가 욱신거린다.

오래 앉아있으면 목이 뻐근하다. 하지만 괜찮다.

예전처럼 절망적이지 않다. '오늘은 좀 아프네' 하고 요가를 한다. 쉰다. 그러면 나아진다.

2018년의 새해 소원. "허리 통증이 나았으면"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많이.

건강이 최고의 명품이다. 아프고 나서야 안다. 걸을 수 있다는 것.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것.

잠잘 수 있다는 것. 진통제 없이 살 수 있다는 것.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명품 가방? 이제는 관심 없다. 그 돈으로 요가 수업을 듣는다.

건강한 음식을 산다. 푹 쉴 수 있는 침구를 산다. 그게 진짜 명품이다.

어느 날 후배가 물었다. "언니, 허리 안 아파요?" "많이 좋아졌어."

"어떻게요? 수술했어요?" "수술했는데 소용없었어. 나중에 좋아진 건 다른 이유야."

"뭔데요?" "스트레스 줄이고, 요가하고, 잘 자고, 감정 풀고. 그랬더니 좋아지더라."

"그게 돼요?" "나도 몰랐어. 근데 됐어."

의학적 증거는 없다. 하지만 내 몸이 증거다.

40대에 병원 들락날락하던 내가 지금은 감기도 안 걸린다.

PC 앞에서 몇 시간씩 글을 쓴다. 진통제 없이 산다.

건강이 최고의 명품이다. 이제는 확신한다.

그리고 지금도 노력한다.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일.



� Tip: 만성 통증에서 벗어나기

나의 고통:

40세: 대상포진 → 허리 통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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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 문예 등단 작가 주영. 감성과 상징, 인간의 내면의 이야기를 쓰며 글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상처와 회복 사이의 여정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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