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소비, 나를 망치는 소비

Part 2: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

by 정혜영작가

Part 2: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

나를 위한 소비, 나를 망치는 소비


힘들었던 시간. 나는 쇼핑을 했다. 온라인 쇼핑. 새벽까지.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고, 택배를 기다렸다.

택배가 오면 뜯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이거 왜 샀지?' 필요 없는 옷, 신지 않을 신발, 쓰지 않을 화장품. 쌓였다.

방 한쪽에. 택배 상자에 담긴 채로.

돈은 나갔다. 카드값이 나왔다. 100만 원, 150만 원, 200만 원. 놀랐다. '내가 이렇게 썼나?'

하지만 손에 남은 건 없었다. 빚만 늘었다.

왜 샀을까? 외로워서. 불안해서. 채우려고. 빈 마음을 물건으로 채우려고. 하지만 채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공허했다.

친구가 말했다. "너 쇼핑 중독 아니야?"

"아니야. 그냥 필요해서 산 거야."

"필요한 게 이렇게 많아?"

방을 둘러봤다. 택배 상자가 쌓여있었다. 말문이 막혔다.

그날부터 생각했다. '나를 위한 소비가 뭘까?' '나를 망치는 소비가 뭘까?'

나를 위한 소비는 투자다. 책, 강의, 건강검진, 운동, 좋은 음식. 이런 건 돈이 아깝지 않았다.

왜? 나를 성장시키니까. 나를 건강하게 하니까.

나를 망치는 소비는 낭비다. 충동구매, 과소비, 필요 없는 물건. 이런 건 후회만 남았다.

왜? 나를 빚더미에 앉히니까. 나를 공허하게 하니까.

기준을 만들었다.

사고 싶은 게 생기면 질문했다.

'이게 나를 성장시키나?'

'이게 정말 필요한가?'

'이게 나를 행복하게 하나?'

대부분 NO였다. 그럼 안 샀다. 처음엔 힘들었다. 사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3일 지나니 필요 없어졌다.

'3일 규칙'을 만들었다. 사고 싶으면 3일 기다리기. 3일 후에도 필요하면 사기.

신기하게도 3일 지나면 90%는 필요 없었다.

옷을 살 때도 기준을 만들었다. '1년에 30번 이상 입을 수 있나?'

30번 이상 못 입으면 안 샀다. 유행 지나면 안 입는 옷. 불편해서 안 입는 옷. 비싸서 아껴두는 옷.

이런 건 결국 안 입었다.

신발도 마찬가지. '편한가?' '자주 신을 수 있나?' NO면 안 샀다. 예쁘기만 하고 불편한 신발.

특정 옷에만 어울리는 신발. 비싸서 아껴두는 신발. 결국 안 신었다.

화장품은 더했다. 쌓인 화장품들. 한두 번 쓰고 안 쓴 것들. '이번엔 다를 거야' 하며 샀지만 똑같았다.

결국 유통기한 지나서 버렸다.

기준을 만들고 나니 소비가 줄었다. 한 달 지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100만 원이 50만 원으로. 하지만 부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왜? 필요한 것만 샀으니까. 진짜 원하는 것만 샀으니까. 후회가 없었다.

그리고 알았다. 나는 물건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위로가 필요했다. 사랑이 필요했다.

그걸 물건으로 채우려고 했다. 하지만 물건은 위로가 안 됐다.

소비를 바꿨다. 물건 대신 경험. 옷 사는 돈으로 친구를 만났다. 신발 사는 돈으로 영화를 봤다.

화장품 사는 돈으로 맛있는 밥을 먹었다.

더 좋았다. 물건은 곧 시들해지지만 경험은 기억에 남았다. 친구와 웃었던 순간, 영화를 보며 울었던 순간,

맛있는 밥을 먹으며 행복했던 순간. 그게 진짜 나를 채웠다.

투자도 소비였다. 하지만 다른 소비였다. 책을 샀다. 한 권에 만 오천 원. 비싸다고? 아니다.

그 책에서 배운 지혜는 평생 갔다. 이건 투자였다.

강의를 들었다. 한 달에 십만 원. 비싸다고? 아니다. 그 강의에서 배운 기술로 돈을 벌었다.

이것도 투자였다.

건강검진을 받았다. 오십만 원. 비싸다고? 아니다. 조기 발견으로 큰 병을 막았다.

이것도 투자였다.

투자는 돌아왔다. 당장은 아니어도 나중에. 하지만 낭비는 안 돌아왔다. 그냥 사라졌다.

후회만 남았다.

친구가 물었다. "너 요즘 쇼핑 안 해?"

"해. 근데 투자만 해." "투자?"

"나를 성장시키는 것만 사."

"예를 들면?"

"책, 강의, 건강검진, 운동 수업, 좋은 음식."

"옷이나 화장품은?"

"필요한 것만.

그것도 3일 기다렸다가."

"안 답답해?"

"전혀. 오히려 편해. 지출도 줄고, 후회도 없고, 만족도는 높고."

소비 습관을 바꾸니 삶이 바뀌었다. 빚이 줄었다. 저축이 늘었다. 후회가 없었다. 만족스러웠다.

더 중요한 건 마음이었다.

예전엔 쇼핑으로 공허함을 채웠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공허했다.

지금은 다르다. 공허함을 다른 방식으로 채운다.

책, 운동, 친구, 글쓰기, 취미. 진짜 나를 채우는 것들.

어느 날 후배가 물었다. "언니, 저 카드값이 너무 많이 나와요."

"뭐 샀는데?" "옷이요. 화장품이요. 신발이요."

"입어? 써? 신어?" "...아니요. 막상 사고 나니 안 입게 되더라고요."

"그럼 왜 샀어?"

"기분 전환하려고요. 스트레스 풀려고요." "풀렸어?" "...아니요. 오히려 카드값 보고 더 스트레스받아요."

"그럼 이제 바꿔봐. 사기 전에 질문해. 이게 나를 성장시키나? 정말 필요한가?

3일 후에도 필요할까?"

"그럼 아무것도 못 사겠어요."

"아니야. 진짜 필요한 건 사게 돼. 그리고 후회 안 해."

나를 위한 소비와 나를 망치는 소비. 구별하게 되면 삶이 달라진다.

돈이 모인다. 후회가 없다. 만족한다. 그리고 진짜 행복해진다.



� Tip: 소비 현명하게 하기


나를 망치는 소비:

충동구매


새벽 쇼핑


택배 쌓임


카드값 폭탄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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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 문예 등단 작가 주영. 감성과 상징, 인간의 내면의 이야기를 쓰며 글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상처와 회복 사이의 여정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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