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채우는 작은생각 #11>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일이 삶의 중심이 되는 시기가 찾아온다.
프로젝트가 겹치고, 실적 압박이 이어지고,
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으면 나는 더 깊이 회사 일 속으로 들어갔다.
집에 와서도 문득 회사 생각이 떠오르고
주말에도 다음 주 일을 미리 떠올리게 된다.
몸은 집에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회사에 남아 있는 것 같은 날들이 이어진다.
어느 날 그런 내 모습을 보던 동료가 한마디를 건넸다.
“회사 업무와 본인 삶을 너무 동기화시키지 마.”
처음에는 그 말이 조금 낯설게 들렸다.
회사를 다니는 이상 일을 삶과 분리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의 의미가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동기화(Synchronization).
여러 개체가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거나,
서로 다른 시스템 간에 데이터를 일치시키는 과정.
이 효율적인 단어가 내 삶에 적용되었을 때,
그것은 나를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갉아먹는 독이 되고 있었다.
회사가 잘될 때만 내가 행복할 수 있고,
회사가 흔들리면 내 세계도 무너지는 구조.
그것은 내 삶의 주권을 회사의 운명에 통째로 넘겨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회사에서의 일은 분명 중요하다.
우리는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성과와 책임도 함께 짊어진다.
하지만 회사의 결과가 내 삶까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일이 잘 풀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회사의 성과가 내 삶 전체를 흔들어 놓게 둘 필요는 없다.
회사는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이지만 삶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시간의 분배 문제로만 생각한다.
몇 시간을 회사에서 일하고, 몇 시간을 개인의 시간으로 사용하냐는 물리적인 배분 말이다.
하지만 진정한 균형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마음의 독립성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무실 문을 나설 때 업무에 대한 고민도 그 자리에 두고 오는 연습.
그 마음의 분리.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몸이 일찍 집에 도착하더라도 삶의 무게중심은 결코 잡히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회사와 삶 사이에 조금의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일은 여전히 성실하게 하되 내 삶 전체를 그곳에 맡겨 두지는 않는 것.
회사와의 동기화를 잠시 해제하고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오는 순간,
그 균형 속에서 나는 조금 더 오래 이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