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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미 Jun 12. 2022

진짜 연애의 의미

연애


사실 나는 이 '연애'라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이렇다 저렇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로 고수도 아니다. 솔직히 나는 왕바보에 가깝다. (여무룩)


왜냐면 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늘 그렇지 못했고, 관계는 그렇게 늘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실패를 거듭하고 한 책에서 이런 구절을 보았다.


연애는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내 삶을 돌아보았다. 나는 받는 사람인가, 주는 사람인가? 가족이건, 친구이건, 직장 동료이건, 연인이건. 나는 어떤 사람에 가까울까? 인간관계로 보면, 늘 주기만 하는 사람, 늘 받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나도 주고 너도 주면 참 좋을 텐데 말이다. 예를 들면, 나는 항상 한 친구의 생일도 챙겨주고, 틈 날 때마다 커피도 사주고, 이것저것 다 해줬는데 난 받은 게 하나도 없다. 분명 받으려고 주는 것은 또 아닌데, 괜히 서운해진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잘못된 것은 또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점점 마음이 멀어진다.....


회사에서 내가 그랬다. 나는 직원이니, 아르바이트생에게 베풀어주고 싶어서 생일도 챙겨주고 커피도 여러 번 사줬는데 그 아르바이트생은 단 한 번도 나에게 무언가를 사준 적이 없다. 작은 초콜릿이라도 말이다. 말도 잘 통하고, 싹싹한 친구긴 했는데, 내가 주는 것에 대해 고맙긴 한 걸까? 표현을 안 하니까 또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내 칭찬을 하는 것 같긴 한데 나에게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는다. 무언갈 바라고 준 것은 또 아닌데, 이상하게 찜찜하다. 더 이상 무엇을 주고 싶지 않아 졌지만, 그래도 챙겨주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괜히 미워할 수도 없는 것이, 그 친구에게서 과거의 내가 보였기 때문이다.


받기만 하는 사람


생각해보면, 과거의 나도 그랬던 적이 있다. 무언가를 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내가 얼마큼 받았는 지를 살펴보고 손을 뻗었다. 아무 대가 없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뭔가를 준 적이 없었다. 작은 손해라도 보기 싫었고, 형편이 되는데도 베푸는 것에 인색했다.


물론 사소한 표현도 못했다. 그 흔한 "미안해", "고마워"를 내가 자주 한 적이 있었을까? 먼 사람 말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이다. 이래 이래서 미안하고, 이래 이래 해서 고마웠어,라고 내가 말한 적이 있었을까? 극히 드물었다. 왜냐면 말을 안 해도 알 거라고 생각했고, 조금 쑥스럽기도 했고, 굳이 왜 말해야 하나, 싶었고, 자존심이 상할 까 봐 긴장했고, 뭐, 그랬다. 과거의 나는, 주는 것보다 받기만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었기에 큰 문제를 못 느끼고 살아왔다. 그러다 서른이 지나고, 여러 인간관계의 단절을 겪고, 지금의 남자 친구를 만나면서, 많이 반성한 점이 있다.


이 글에서는 '연애의 의미'라기보다는 '연애의 비밀'을 말하고 싶다. 진짜 연애의 비밀은,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받을 수 없어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진짜 연애를 할 수 있다. 이것이 무슨 이야기냐면,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어야 한다. 내가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지, 절대 받으려고 주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가 너를 이만큼 생각하고 이만큼 소중하게 여기고, 많이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아무런 보상 없이, 아무런 대가 없이 주어야 진짜 연애의 의미다. 여기서 "혹시 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못 받으면 어떡하나요? 제가 주기만 해서 당연하게 생각하면 어쩌죠?" 라는 고민이 생길 수 있다. 분명하건대 상대방이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상대방도 당신처럼 '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유명 명소에 한 커플이 놀러 갔다고 해보자. 모두가 예쁜 풍경 속에서 사진을 찍는 상황 속에서, 쭈뼛 쭈뼛 서 있는 한 커플에게 가서 한번 이렇게 말해보자. "사진 찍어 드릴까요?" 그러면 90% 이상은, "오! 감사합니다. 저희도 찍어드릴게요!"라는 답변을 들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모든 인간관계는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서로의 이익과 연관되어있기 때문에 먼저 제안을 하면, 반드시 돌아온다. (진짜 한번 해보시라!)


현재 당신의 마음에 집중하고, 조금 관대해져야 한다. 당신이 받기 위해서 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인식을 하고 주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 것이다. 받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신도 저절로 행복해질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당신을 이용한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 누구보다도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이 되어 그때 떠나면 되는 문제이다. 그 전에는,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그동안 연애를 하면서, 그런 마음으로 연애에 임한 적이 없었다. 연애뿐만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랬다. 지금도 느끼는 거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말 한마디로, 행동 한마디로 진심인지아닌지는 고스란히 전해진다. 내 마음이 어떻건, 그것이 말로 표현이 안되고 있고 행동에서 드러나지 않으면 관계는 일방적으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연애에 있어서 중요한 세 가지를 정리해본다.


1. 주는 사람이 되기

2. 조금 손해보더라도 먼저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3. 고맙다고 자주 말하고, 무엇 때문에 고마운지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사실 나는 이 세 가지 외에는 연애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없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연애뿐만이 아니라 당신이 어떤 인간관계를 맺을 때 저 세 가지를 꼭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다시 말하지만 이 부분을 간과한채 삼십 년 넘게 살아왔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이곳에 말한다. 주는 법에 인색했고, 표현도 잘 못했다. 그러다 상처도 많이 받고, 많이 멀어지고, 나에게 아낌없이 주는 지금의 남자친구를 보며 깨달았다. 내가 후회 없이 살려면,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들을 아낌없이 베풀어야 한다.


진짜 연애란, 내가 온 진심을 다할수록, 그 진심이 나에게 돌아온다.

누구보다도 먼저, 진심을 다해서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연애를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주는 사람


글 여미

그림 여미

yeoulhan@gmail.com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고, 사랑받는 법을 알려준 펭귄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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