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2월은 내 몸에 대해 공부 중이다. 나의 하루 루틴을 어떻게 시작하고 언제 끊어내야, 내 몸과 마음이 자유로울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한다. 사람의 모든 말과 행동은 자신의 컨디션과 몸 상태에서부터 비롯된다.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는 몸이 별로 좋지 않아서다. 말이 거세게 나오는 이유는 내 컨디션이 바닥이기 때문이다. 마음과 달리 다정한 말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정신이 자유롭지 않고 잡념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내 몸에 대해 알지 못해서다. 사람의 몸은 방치하면 늙고, 병들고, 서서히 약해진다. 몸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즐거운 일도 생기지 않고 감사한 일도 쉽게 지나친다.
2024년을 되돌아보았다. 생각해 보니 나는 내 몸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살았다. 배가 안 고프면 밥도 잘 챙겨 먹고 다니지 않았고, 운동도 거의 하지 않았다. 건강에 대한 나만의 결론을 내렸는데, 기운 없이 다니는 건 그날 하루를 손해 보는 일이다. 기운이 없으면, 현재를 직시하지 못한다. 몸의 자극,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만 몰입되어, 그 부분에 정신을 빼앗기고, 생각이 닫힌다. 정신이 자유롭지 않으면, 닫힌 말을 하게 된다. 친절을 베풀지 못한다.
다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내 몸을, 정성스럽게 보살펴주어야 한다.
다시 요가
요가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중반 즈음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 생활이 너무 지겨웠다. 가만히 있으니 우울증이 올 것 같아서 시작한 요가는 나에게 너무나 찰떡인 운동이었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몸을 움직이니, 일단 힘이 생기는 기분이 들었다. 명상 음악을 들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니, 현실에서 느꼈던 고민이 날아가고 평화로움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그 이후로 요가를 꾸준히 하지는 못했다. 여행을 가야 해서, 새로운 직장에 다녀야 해서, 약간의 권태를 느껴서 등등 이유는 다양했다. 몸이 느슨해지고, 다시 게으름을 느끼기 시작하면 요가 학원을 찾았다.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요가를 시작했다. 거의 1년 만이었다.
올해 결혼을 하고, 신혼집으로 이사 오면서 너무 바쁘게 보냈다. 더 완벽하게 하고 싶었고, 마음에 들 때까지 잘하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었을까. 아픈 곳이 너무 많았다. 내 몸을 방치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루틴이 깨지니, 여러 약을 달고 살았고, 그 약의 효과도 이제는 점점 줄어들었다. 소화도 잘 되지 않았다. 몸이 병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요가를 떠올렸다. 그래, 요가를 하자, 가서 명상을 하고 자세를 바르게 하고, 기운을 얻자.
그렇게 새로운 선생님과 새로운 공간에서 요가를 다시 시작했다. 아침 9시 30분, 요가를 하고 출근을 한지 오늘로써 이틀째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따뜻한 물 한 모금 마시고, 운동복을 챙기고 집을 나선다. 1시간 동안 요가를 마치고 출근을 하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오늘은 점심으로 펭귄(남편)이 양배추 닭가슴살 볶음밥 도시락을 싸왔다.
요가를 하고 먹는 도시락의 맛은 진짜 감격스러웠다.
아, 평생 이 맛을 느끼고 살고 싶다.
몸도 마음도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서, 늘 다정한 사람이 되고싶다.
글 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