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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미 Apr 02. 2018

내 시간 사용법

자아존중감과 삶

사소한 일에 온갖 집착을 하고 얽매여서 분이나 울곤 했다. 


혹시라도 내 인사를 받아주지 않으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쉽게 슬퍼졌고,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면 부러운 마음에 자괴감은 커졌고, 이름 모를 이의 작은 비난에도 온몸이 움찔움찔 거려서 도통 내 할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여 미련을 놓지 못해 속을 태웠다. 나의 약점을 건들면 쉽게 발끈하여 원망의 밤을 지새웠다. 그렇게 나의 위치를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확인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왜 그럴까? 


학창 시절, 내 외모에 불평이 많았다. 거울을 보면 웬 물고기 같이 생긴 사람이 서 있었고, 사랑스럽지 못하다고 느꼈다. 주변을 둘러보면 아름답고 예쁜 사람들이 우월하게만 느껴졌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 자신에 대한 미움만 커졌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신경 쓰느라 도무지 내 삶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내게 밖에서 무슨 말을 듣더라도 대범한 사람이 되라며 말씀하셨다. 비교를 통한 높은 자신감은 오래가지 못하고, 비교에 의한 좌절은 절망을 낳는다. 우리는 자신의 결핍이 상대에게는 분명 강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이 같은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것은 사실 단순하지만, 꽤 어려운 일이다. 


나를 찾기 위한 연습


상대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대의 사상과 발언은 존중하지만, 나와는 생각이 다른 것 같다며 분리시켰다. 상황에 따라 겉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는 속으로라도 생각하곤 했다. 타인의 성취에 부러우면 부럽다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내 삶으로 들어와 하고 있던 일을 묵묵히 진행했다. 누군가가 나의 인사에 답을 하지 못했더라도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이해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 이후, 더 이상 불필요한 오해로 상처받지 않았다. 


어떤 고난이 와도 헤쳐나갈 수 있는 끈질긴 생명력이 내 안에 존재하다고 굳게 믿는 것, 누군가 나를 헐뜯고 깎아내릴지라도 나의 가치를 스스로 판단하고 지켜내는 것, 이 모든 것을 통틀어서 자아존중감이라고 한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온전히 나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건강한 에너지의 근원이다.    


자신의 피 같은 시간을 엉뚱한 곳에 투자하기에는, 

안타깝지만 우리의 삶은 무한하지 않다. 


 나의 길을 걷는다는 것

글/그림 여미

커버사진 임경복

yeoulhan@nate.com


여미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eomi_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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