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여미 May 14. 2018

대화가 필요해

기분좋은 멜로디

나는 누군가와 내 상황을 공유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걱정거리가 있으면 고민을 이야기하고, 좋은 일이 있으면 바로 알려준다. 내가 쓰는 시나리오의 초고는 대부분 나의 절친한 이들이 첫 독자가 된다. 내 오랜 지인들은 참 솔직하고 객관적이어서 나의 문제나 고민에 대해서 서음없이 말해주기 때문에 더 신뢰가 가고 깊은 대화가 가능하다. 내 시나리오가 배꼽이 빠질 정도로 재미가 없다고 말해줘도 괜찮다. 서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나누는 것 마저도 나에겐 참 좋은 에너지를 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걸어 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 참 평범한 일상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공유하고 반응을 살핀다. 정확한 해답에 이르진 않아도, 대화의 과정 자체를 즐긴다.  


대화란,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통로


처음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을 때의 일이다. 애니메이션도 물론 좋아했지만, 카메라를 직접 들고 인물을 담아내는 영화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남달랐다. 하지만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 영화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기술적인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하지만, 몰랐기 때문에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대화할 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같은 전공을 했던 나보다 한 살 많은 언니가 있었다. 그 언니는 나와 유일하게 예술 영화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도서관 안에 있는 DVD룸에 가서 종종 영화를 같이 보았다. 우리는 기술적인 부분이나 영화를 찍는 과정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았지만, 언니와 대화를 하면서 영화를 알아간다는 '즐거움'을 느낀 적이 있었다. 


대화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언니, 저건 어떻게 찍었을까?” 언니와 매일 같이 도서관에서 대화를 하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때 언니와 나누었던 대화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애틋한 감정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궁금증에 사로잡힌 초롱초롱한 눈빛은 빛났으며, 그 공간 안에서 만큼은 시간이 멈춘 기분이 들었다. 언니와 영화를 알아가려고 했던 대화들, 나에게 정말 좋은 에너지를 주었던 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대화의 힘은 대단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서로 같은 관심사에 대해 대화를 한다는 것, 반복되는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봄바람 같은 것. 내 마음을 울리는 기분 좋은 멜로디를 듣는 기분이랄까? 


인간관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이다. 타인을 쉽게 오해해서 어긋 났을 때, 우리가 해야 될 것은 그 사람에 대한 미움을 차곡차곡 쌓아 놓고 멀어지는 일이 아니라,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한다. 막상 얼굴을 마주하면 생각보다 미운 소리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기운이 없는 어느 날, 좋은 사람과 커피 한 잔을 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것,

살아가면서 참 괜찮은 낙 중의 일부가 아닐까?


사실 우리는 대화가 많이 필요해

글/그림 여미

커버사진 최영미

yeoulhan@nate.com


여미의 인스타그램 ID : yeomi_writer


여미 소속 직업일러스트레이터
구독자 4,304
이전 10화 꿈에 대하여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