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

첫사랑

by 여미

처음의 너는, 완전하지 않았다. 그 무엇도 완전한 사람은 없지만, 그때는 더욱 그랬다. 수평이 맞지 않고, 초점이 나가고, 배경도 볼품없는 곳에서 찍은, 심지어 포즈도 어색하고 모든 것이 어설프게 나온, 그런 사진이 있지 않은가. 처음의 너는 마치 그런 사진 한 장과 같았다. 서툰 모양에 또렷한 색을 띠진 않았지만, 그 인상은 나에게 꽤나 오래 남았다. 시간이 흘러 네가 조금씩 균형을 잡아가고 있을 때, 분명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예쁜 배경에, 예쁜 옷을 입고, 자연스러운 포즈에, 여유로운 미소까지. 새로운 터전을 향해 달려가는 너를 보았다. 어느새 반듯하고 세련된 모습이 되어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한껏 멋있어진 네 모습을 주변 사람들은 좋아한다, 내게 말했지만 나는 달랐다.


빛과 그림자가 전부인 무채색의 네가 내게 왔을 때 내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나는 모른다. 단지 무언가가 내 가슴을 계속 두드렸고, 응답이 없자 다시 한번 두드렸고, 어느새 성큼 들어와 숨을 불어넣고는 네 존재를 알렸다. 너의 존재가 나에게 다가왔을 때 이를 처음이라 한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이유는 너와의 처음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지나가 고나서야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처음의 순간을 사랑이라 기억하고, 그 사랑을 첫사랑이라 불리는 것이 아닐까.


브런치러브레터.jpg 너의 처음은

글/그림 여미

커버사진 임경복

yeoulhan@nate.com

여미의 인스타그램 : yeomi_writer


언제나, 아름다운 사진을 제공해주시는 임경복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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