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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Yeouul May 15. 2024

영주권 없이 호주살이 10년 차, 책을 내보려고 한다

워킹홀리데이, 학생, 파트너 비자 등으로 호주에서 지낸 지 벌써 10년 차가 되었다. 영주권 없이 잘도 버티고 있다. 호주에 살기 위해 아등바등 어떻게든 비자를 연장하며 사는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상황이 나를 이렇게 이끌어 갔다. 어느덧 벌써 10년 차가 되었고 현재는 호주에 살기 위해 영주권을 준비 중이다.





호주에 산 지 10년이지만 영주권을 받으려면 아직 최소 3년에서 5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시간만 잘 버티면 영주권이 자동으로 나오는 건 아니고 열심히 준비했을 때의 결과이다. 물론 중간에 영주권 법이 바뀐다면 결과가 또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른다.



그럼 내가 이 모든 걸 감수하고도 호주에 살고 있는 이유는 뭘까. 가족과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니고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도망친 것도 아니다. 가족과는 너무 돈독한 사이이고 한국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호주에 오기 전 나의 목표는 대학교 졸업이었고 이를 위해 워킹홀리데이 1년, 어학연수 1년, 대학교 3년 이렇게 5년을 지냈고 워킹홀리데이에서 만난 남자와 7년의 연애 끝에 결혼하였다. 가정을 꾸리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편의 학력과 경력이 인정되는 호주에 사는 게 안정적일 거라 판단하여 영주권을 준비하게 되었다. 결국 우리가 영주권 준비를 시작한 건 결혼을 하고 나서이다.





2022년에 나는 지난 6년 동안 호주에서의 삶을 담은 에세이 <멜버른의 위안>을 출간하였다. 2021년에 한국에서 1년간 머물면서 준비한 책이다. 출간하고 다시 호주로 돌아와서는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호주살이의 위안>에 꾸준히 글을 올렸다. 대략 2년 동안 34개의 글을 업로드했고 이 글을 잘 다듬어서 호주살이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로 책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멜버른의 위안> 여울



이전에 출간한 <멜버른의 위안>은 궁핍한 유학 생활에 멜버른에서 찾은 소소한 행복과 평범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면 이번에 출간할 책은 비록 영주권은 없지만 조금 더 깊숙한 호주살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호주살이의 위안>에 올린 34개의 짧지 않은 글을 한데 묶는다면 엄청난 양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출간 의도와 전체적 맥락을 고려한다면 정작 책에 실릴 글은 반도 안 될 것이고 책에만 넣고 싶은 이야기를 추가해야 한다.





써놓은 글은 많은데 막상 책을 내려고 하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일단은 출간기획서를 작성하여 출간 의도와 이에 맞는 목차를 정리하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이번엔 조금 더 욕심을 내보려고 한다. <멜버른의 위안> 이전에 출간한 책 <빈티지의 위안>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나의 정체성을 조금 더 발산하고 있는 책이다. <멜버른의 위안>에는 생생한 멜버른 일상을 담기 위해 사진을 첨부하였다면 이번에 출간할 <호주살이의 위안(가제)>에는 나의 일러스트를 담아볼 예정이다.



<빈티지의 위안> 여울



이번 책에는 내가 호주에서 살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과 독자와 공유하고 싶은 에피소드를 쏟아내어 이제 호주살이에 대한 책은 여기서 종결짓고 싶다. 이후 이야기는 계속 브런치스토리에서 공유할 예정이다.



나는 2021년 한국에 머물면서 두 권의 에세이를 썼다. 이후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썼지만, 다시 책을 만들려니 뭔가 막막함이 밀려왔다. 이 막막함은 나를 게으름으로 이끌었고 자꾸 미루기만 할 뿐이었다. 그래서 책을 만드는 과정을 브런치스토리에 공유하며 언젠가 출간할 책에 동기를 불어넣어 보려고 한다.





호주 이야기의 종결을 찍을 이 책에 내가 담고 싶은 이야기와 의도는 무엇인지 먼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막상 작업을 하려니 귀찮기도 하고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브런치스토리 독자들과 이 과정을 공유하며 <호주살이의 위안(가제)> 출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해 볼 것이다.



2022년 1월 20일에 출간한 <멜버른의 위안> 이후 다시 책 작업을 하려니 설레고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앞이 캄캄하고 답답함 또한 밀려온다. 그렇지만 지금은 부스트를 장착할 때가 아니다. 천천히 하나씩 최선을 다해 아쉬움 없이 마무리를 짓고 싶다. 이 글을 계기로 2년 만에 다시 신간 작업을 시작해 보겠다.




일러스트레이터 여울(Yeouul)

<빈티지의 위안>, <멜버른의 위안> 저자


Instagram: @yeouulart@yeouul_illustrator

Youtube: 여놀자(yeonolja)여울여울

Website: https://yeouul.creatorlin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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