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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 Yeouul May 31. 2022

호주에서 회 먹기 어렵지 않아요

호주 횟집 추천 / 멜버른에서 신선한 회를 저렴하게 먹는 방법


호주에서 지내다 한국에 오랜만에 들어가게 되면 부모님께서는 나에게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본다. 그럼 나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하는 메뉴가 있다.


"회 먹고 싶어. 그냥 아무 흰살생선이면 돼."



'Tsukiji'에서 사 온 회



나는 어렸을 때부터 회를 즐겨 먹었다. 회를 좋아하시는 부모님 때문인지 회를 먹을 일이 자주 있었다. 어렸을 땐 아버지께서 빙어 낚시에 다녀오셔서 직접 잡은 빙어를 썰어주어 뼈 채 씹어 먹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회는 우럭과 돔이다. 꼬들꼬들한 식감이 너무나도 좋다. 소주와 함께 곁들이면 회의 신선함이 목구멍을 탁 치고 넘어가는 기분이 들 정도 맛은 더 짙어진다.



집에서 만든 세비체



호주에는 생선을 날것으로 먹는 문화가 없다. 익히거나 굽거나 튀긴 생선 요리만 있을 뿐 날생선으로 된 요리를 보지 못했다. 생선을 레몬이나 라임즙에 절여서 샐러드처럼 먹는 세비체가 그나마 회와 비슷한 식감이지만 다르다. 처음에 호주에 왔을 때 얼마나 회를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생각보다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았다. 다양한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호주 멜버른에는 아시안 식당이 많다. 그중에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일식당에 가면 회를 먹을 수 있다.


* 세비체 : 세비체는 페루와 에콰도르를 비롯한 태평양 연안 히스패닉 아메리카 지역의 해산물 요리이다. 생선이나 해산물을 회처럼 얇게 떠 레몬즙이나 라임즙, 향신채와 재어 두었다가 먹는 요리로, 페루의 국민 음식이며, 에콰도르에서도 국민 음식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출처 : 위키백과)





우리나라에 김밥이 있다면 호주엔 초밥이 있다 할 정도로 흔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밥에 생선이 올라간 것이 아닌 짧은 김밥 모양의 초밥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으로 보편화되어 있다. (위 사진 참고) 특히나 쇼핑몰이나 슈퍼마켓에 가면 초밥 테이커 웨이 가게가 항상 있을 정도로 호주 전국적으로 어딜 가나 있는 흔한 먹거리이다.


김밥 모양의 초밥에는 보통 연어회나 참치, 튀김, 야채가 들어간다. 이 초밥도 나름 맛있다. 특히나 궁핍했던 워킹홀리데이와 유학 생활 시절에는 자주 사 먹던 음식이었다. 그때 당시만 해도 하나에 $2.5~$3.5(한화 약 2,225원~3,115원, 2022년 5월 31일 기준)이었는데 몇 년 사이에 가격이 좀 올랐다.


이 초밥에도 회가 들어가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회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쫄깃한 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정해져 있다. 이자카야 같은 일식당에 가면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지만 회 종류가 적으며 저렴하지 않다. 멜버른에는 회를 파는 한식당이 몇 군데 있는데 역시나 가격이 좀 비싸다. 회를 좋아하는 한국인 여럿이 간다면 서로 눈치 보며 한 점 한 점 먹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회를 양껏 먹을 수 있는 곳을 끊임없이 물색해 보았다. 솔직히 한국과 비교하면 맛이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만하면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두 곳이 있다. 회를 좋아하는 호주 멜버른에 있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횟집 두 군데를 소개하겠다.





첫 번째 식당은 'Tsukiji'다. 멜버른 시티 남쪽에 있는 프라한(Prahan)에 있는 일식당이다. 여기는 다소 생소한 스타일의 식당이었다. 팩에 포장된 생선 덩어리를 골라 카운터에 가져가면 바로 회로 썰어 준다. (위 사진 참고) 물론 집에 가져가서 직접 썰어도 된다. 이 식당만의 장점은 내가 먹고 싶은 회의 종류와 부위만을 골라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바로 먹어도 되고 테이커 웨이도 가능하다.


나는 회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회를 몇 개 추천해 보겠다. 첫 번째는 킹 피시(King fish)이다. 킹 피시는 기름기가 있으며 약간 쫄깃한 방어 느낌의 생선이다. 두껍게 썰어 먹으면 맛있다. 두 번째는 거나드(Gurnard)이다. 거나드의 식감은 우럭과 비슷하다. 쫄깃한 식감 때문인지 거나드를 좋아하는 한국인이 많은데 생각보다 거나드 회를 먹기가 힘들다. 세 번째는 스내퍼(Snapper)이다. 스내퍼와 그나마 비슷한 식감을 찾는다면 돔이다. 참고로 조사한 것이 아닌 아주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하길 바란다.



'Tsukiji'에서 사 온 회



두 번째로 추천하는 식당은 'Hinoki Japanese Pantry'다. 여기도 일식당이다. 그런데 여기는 거의 테이커 웨이 전문점으로 봐야 할 것이다. 식당 안에는 일본 식품을 파는 작은 공간이 있고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도 몇 개 있다. 여기는 파티나 여럿이 먹을 때 사가면 좋은 곳이다. 코스트코에 파는 대용량 음식처럼 큰 컨테이너에 스시와 회를 가득 담아서 하나의 메뉴로 판다.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하고 가야 하며 양과 맛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이 식당을 경험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온라인으로 주문해야 하는지 몰라서 갔다가 그냥 돌아왔다. 그리고 또다시 방문한 날은 이미 가게가 문을 닫았다. 아니 무슨 가게가 5시 반에 마지막 주문을 받고 6시에 닫는다는 말인가. 스시와 회는 저녁 메뉴이지 않나.


그렇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장사가 잘되고 인기가 많은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기필코 먹고 말겠다는 다짐을 하고 날을 잡아서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하고 이른 저녁에 픽업을 해왔다. 친구들과 함께 넷이서 먹었는데 초밥 큰 사이즈와 회 큰 사이즈를 주문했다. (아래 사진 참고) 큰 사이즈 두 개의 가격은 대략 11만 원이다. 정말 모두가 너무 만족스러워했으며 양도 넉넉하여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즐기며 먹었다. 회는 신선하고 두꺼웠으며 초밥에 들어간 회도 두툼하여 먹는 식감이 너무 좋았다.



Hinoki Japanese Pantry



이렇게 양껏 먹을 수 있는 횟집을 두 군데 물색해 놓고 나니 더 이상 한국에서 먹는 회가 그립지 않게 되었다. 물론 한국에서 먹는 회가 더 맛있긴 하다. 호주 회의 식감은 약간 다르다. 처음엔 맛없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먹다 보니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호주에서 먹는 연어 회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연어로 유명한 뉴질랜드와 *태즈메니아가 바로 옆에 있기에 싱싱하고 신선한 연어 회는 쉽게 맛볼 수 있다.


* 태즈매니아 : 태즈메이니아주(Tasmania)는 태즈메이니아섬과 주변 섬으로 이루어진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이다.


처음에 호주에 왔을 때만 해도 한국 음식이 너무 그리웠었다. 그런데 케이팝과 한류 열풍 때문인지 멜버른에는 현재 많은 한식당과 한국 식료품 가게가 생겼다. 백종원의 한신포차도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닭발을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생각나는 한국 음식이 있긴 하지만 호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식과 문화도 있으니 호주에 있을 때는 되도록 이것을 더 즐겨보려고 하고 있다.



위의 소개한 두 횟집은 아래 블로그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일러스트레이터 여울(Yeouul)

<빈티지의 위안>, <멜버른의 위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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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여울아트(Yeouul Art)ㅣ 여울여울

Website: https://yeouul.creatorlin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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