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육수(broth)로 쌀국수 만들기
집에서 쌀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호주에 살다 보면 쌀국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호주는 어느 지역을 가도 쌀국수와 중국 식당은 항상 있는 것 같다. 중국 음식은 조금 자극적일 수 있지만 쌀국수는 한국인 입맛에 아주 잘 맞는다. 깊게 녹아든 고깃국물과 적절하게 섞인 특유의 향이 쌀국수의 특징이다.
최근에 마트에서 프랜차이즈 베트남 식당에서 판매하는 육수(broth)를 발견하였다. 반신반의 마음으로 구매하여 집에서 끓여보았다. 베트남 사람들이 만들어 먹는 쌀국수와 비교를 할 순 없겠지만 시판 육수를 사용하여 나름 흉내를 내보았다.
시판 육수를 냄비에 넣고 끓인 다음 얇게 썬 소고기를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숙주를 넣고 살짝 데쳤다. 면은 따로 삶은 다음 그릇에 넣고 육수와 고기, 야채를 담았다. 매운 걸 좋아하는 나는 고추를 듬뿍 얹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게 있다. 쌀국수 가게에 가면 항상 있는 소스가 필요하다. 마스터 푸드(Master food)는 호주의 유명한 브랜드이다. 호이신(Hoisin)과 스리라차(Sriracha) 소스가 새로 나왔길래 이것 또한 반신반의로 사봤다.
결과는…
실패이다!
소스가 너무 별로여서 친구에게 한탄하며 말했더니 친구가 말하기를
“원래 소스는 그 나라 말 적혀 있는 거 사야 해.”
맞는 말이다. 뭔가 짝퉁 고추장을 먹은 느낌이랄까.
육수는 꽤 맛있었다. 처음에는 생강과 비슷한 향이 확 올라오나 싶었는데 끓이니 깊은 고깃국물 맛이 느껴졌다. 물론 식당에서 먹는 게 더 맛있긴 하지만 집에서 간편하게 먹기엔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는 호주 마트에 가면 항상 새로운 식재료에 호기심을 갖는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호주에는 마트에서 외국 식재료 구하기가 쉽다. 고기와 페이스트(paste)만 넣으면 완성되는 요리가 많기 때문에 마트에 가면 자세히 둘러보는 편이다.
이번에 새롭게 도전한 쌀국수는 제법 괜찮았다. 한식도 좋지만, 호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외국 식재료를 활용하여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보는 것이 호주에서 누릴 수 있는 나만의 취미가 된 것 같다.
혹시나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쌀국수 육수(broth) 정보를 남깁니다.
Roll'd Chicken & Beef Pho Broth 500mL (2인분) - $6.50
일러스트레이터 여울(Yeouul)
<빈티지의 위안>, <멜버른의 위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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